방학을 앞두고 특수를 누리는 기숙학원도 수강생의 발길이 뚝 끊어져 메르스의 여파로 된서리를 맞은 모습이다.
부산 A대학은 요즘 자매결연이 돼 있는 중국, 대만 등지에 있는 학교에 해명 메일을 보내느라 분주하다.
2학기에 중국, 대만 학생 170명을 포함해 전 세계 5개국 230명이 신규 입학할 예정이었는데, 국내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입학 연기, 취소 문의가 폭주하고 있기 때문.
일단 대학 측은 수도권과 비교하면 부산은 안전하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사스 공포를 겪은 중화권 대학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고민에 빠졌다.
A대학 관계자는 "당장 정원미달로 수업과목 조정이 불가피하고, 학비 공백으로 인한 학교 운영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우려할만한 전염병 수준이 아니라고 상세히 설명해도 우려를 감추지 못해 입학 취소 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B대학은 기말고사도 치루지 않은채 조기송환을 준비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문의로 다른 학사일정이 차질이 빚어질 지경이다.
메르스로 인한 여파인 만큼, 시험을 대처할만한 과제로 학점을 달라거나, 2학기 휴학 등의 문의전화가 하루 50~70통가량 걸려오고 있다.
C대학은 전세계 10여 개국 학생 100여 명이 모이는 여름캠프가 취소될 위기다.
메르스 사태 직전까지 100% 참석을 염두해주고 국내 탐방 일정, 숙소, 식당 등을 예약해 뒀는데 하나 둘씩 캠프 참가를 포기하면서 최소 인원을 맞추기도 힘든 상황이다.
D대학 외국인 유학생 연합은 학내 기숙사의 방역시설이 허술하다며 다른 곳에 숙소를 마련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중, 고생들을 겨냥한 기숙학원, 재수학도 수강생은 물론 문의까지 뚝 끊어져 국내에 몰아친 메르스 공포 탓에 지역 교육계도 얼어붙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