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경영권 분쟁, 법정 다툼으로 비화

엘리엇, 주총결의 가처분신청 소송…주주 결집 전략 해석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의 경영권 분쟁을 법정 다툼으로 확전시켰다.

삼성그룹과 고강도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면서 주주들의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엘리엇은 9일 서울중앙지법에 삼성물산의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다음달 17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결의되지 못하게 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엘리엇은 가처분 시청 배경에 대해 "제일모직과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면서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경영권 분쟁의 명분이 삼성물산 주주가치 제고임을 한껏 강조해 우군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실장은 "엘리엇이 이번 사태를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엘리엇 쪽에 동조할 수 있는 세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소액주주들은 엘리엇에 힘을 실어주자며 세력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 보유를 공식화한 다음 날인 5일 인터넷에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 카페가 개설됐다.

9일 현재 이 카페의 회원 수는 1300명을 넘어섰다.

일부 카페 회원들은 위임 방법이 정해지면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주주들의 설득 작업을 통한 우호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이날 3.6%하락한 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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