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국은 이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94번(71) 환자는 지난달 15일부터 28일까지 폐렴으로 경기도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 입원했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퇴원 직전 이틀간 같은 병실에 머무른 15번(35) 환자로부터 감염된 것.
하지만 당국은 15번 환자가 지난달 27일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동탄성심병원으로 전원됐을 당시까지 의심환자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이러다보니 격리 조치 역시 94번 환자가 퇴원하고 난 뒤인 지난달 29일에야 이뤄졌다.
특히 94번 환자는 감염 가능성을 지닌 채로 동탄성심병원에서 퇴원한 뒤 한 노인요양병원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드러나, 추가 전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그로부터 열흘쯤 지난 이날 93번(64·여성) 환자와 94번 환자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그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동탄성심병원은 지난달 26일 25번(57·여) 환자가 사망 후에 확진 판정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사망자가 나온 데다 비슷한 시기 또다른 확진자가 경유했다는 걸 알고도, 당국은 결국 이 병원에서의 추가 감염을 막지 못한 셈이 됐다.
보건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야 "15번 환자가 비교적 장기간 동탄성심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을 파악했다"며 "93번 환자와 94번 환자는 15번 환자를 통해 감염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숨진 6번(71) 환자의 경우도 사태가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보건당국은 이날 6번 환자의 사위인 88번(47) 환자가 지난달 26일 여의도성모병원에 동행했다가 감염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6번 환자는 이에 앞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도 30분가량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병원 청원경찰인 92번(27) 환자가 감염됐다.
아산병원에 입원하지 못하자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사위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로써 이날까지 발생한 95명의 메르스 환자 가운데 '수퍼 전염자'란 얘기까지 나온 1번(68)과 14번(35), 16번(40) 환자 외에도 6번과 15번이 새로운 전파자임이 드러났다. 당국의 잇따른 방역 실패 속에 한 명이던 전파자가 5명까지 늘어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