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9일 오전 "메르스 검사결과 8명이 양성으로 판정됐다"며 "환자 가운데 한 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메르스 환자는 95명으로 늘어났고, 이 가운데 37명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돼 36명의 평택성모병원을 제쳤다.
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47번(68·여) 환자가 숨지면서, 지금까지 사망자도 7명으로 늘었다. 이 병원에선 지난 5일에도 64번(75) 환자가 사망했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4일 소속 의사인 35번(38) 환자가 첫 확진 판정을 받자, 14번(35) 환자로부터 추가 감염이 의심되는 893명을 격리 대상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이날 확진된 89번(59)과 90번(62) 환자의 사례를 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89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다녀간 이후 지난 3일 고열 증상을 보이기 시작, 7일 자진 신고해 격리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증상 발현 이후 나흘 동안 무방비 상태로 김제 지역을 다니며 360여명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3일엔 우석병원, 5일엔 미래방사선과의원과 한솔내과의원 등 김제 안에 있는 병원 3곳을 경유했고 이 가운데 한 곳엔 이틀간 입원도 했다. 그런데도 당국은 뒤늦게야 이들 병원에서 접촉한 300여명을 자택 및 병원에 격리 조치했다.
이 가운데 감염 환자가 나온다면, 그동안 정부가 애써 부정해온 4차 감염 즉 '지역 전파'의 신호탄이 터지는 셈이다.
이 환자는 3일 옥천제일의원, 6일엔 호흡곤란으로 옥천성모병원, 또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실을 경유해 중환자실로 입원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부랴부랴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을 코호트 격리했지만, 3~6일간 90번 환자와 접촉한 감염 의심자들을 모두 찾아내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역시 4차 감염이자 지역 감염의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이날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들의 2차 유행이 감소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기타 다른 의료기관 발생 사례들은 산발적 양상을 띄고 있다"는 상황 판단을 내놨다.
이어 "이번 주가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한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지역감염의 '전조'(前兆)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엔 충분하지 않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