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국이면 청문회도 못연다

FBI.국세청까지 나서서 사전검증..자료제출 거부때는 형사처벌까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사진=박종민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저조한 자료 제출은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청문회를 하루 앞둔 7일 오후까지 국회 인사청문위원회에서 요구한 제출 중 40%만 제출했다가 야당 의원의 강한 요구에 청문회 첫날인 8일 절반가량을 제출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료 부족으로 제대로 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아 '깜깜이 청문회'를 벗어나지 못했다.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 인사청문회에 대한 무용론이 나올 상황이다.


우리와 달리 인사청문회 제도가 활성화된 미국이라면 황 후보자는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황 후보자는 청문회장에 설 수조차 없다. 미국은 인사검증 시스템이 엄격해 우리의 청와대와 같은 백악관에서 개인정보진술서와 개인재산보고서 등으로 1차 검증을 한 후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에서 깐깐하게 신원조회를 한다.

이 과정에서 주변 탐문조사가 이뤄지며 진술서와 다른 내용이 나오면 사실여부가 가려질 때까지 조사가 진행된다.

후보자는 자료를 제출하면서 '의도적으로 허위진술을 할 경우에는 연방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는 항목에 서명을 해야 한다.

황 후보자처럼 후보 지명 이후 세금을 뒤늦게 납부하게 되면 바로 검증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황 후보자가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지난달 26일 종합소득세 명목으로 3건에 대해 186만원을 일괄 납부해 논란을 빚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미국은 불법 이민자를 보모로 썼다는 이유로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경우도 있다"며 "우리는 인사청문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자료 제출 거부는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황 후보자가 꿋꿋하게 버티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기껏해야 '경고'를 할 수 있을 뿐이어서 실질적인 강제성이 없다.

황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맡은 19건의 사건 내역에 대해 뒤늦게 중요한 내용을 가린 후 제출한 것은 자료제출에 대한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황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비공개 열람에 대해서도 거부했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공개가 어려운 경우 인사청문 위원들이 해당자료를 비공개로 열람하도록 할 수 있다""며 "비공개 열람 자료에 대해선 누설을 금지하는 내용의 규정을 두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인사청문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은 인준동의안 본회의 상정을 연기시킬 수 있다. 인사청문 특위에서 인사청문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인준동의안이 자동 폐기돼 대통령은 임명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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