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미 높은 양성평등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믿음이지만 놀랍게도 2014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한국의 양성평등지수는 142개 국 중 117위를 기록했다.
풀빛 '비행청소년' 시리즈 일곱 번째 책으로 출간된 <발레 하는 남자, 권투 하는 여자>는 이처럼 양성평등 수준에 대한 우리의 믿음과 실제 현실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특히 사회적 현실과 우리의 고정된 상식 안에 자리 잡은 양성불평등 수준은 매우 견고하게 높은데도, 그것을 부정하려는 우리 무의식 속의 작용은 그보다 훨씬 더 견고하다.
그렇다면 양성불평등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우리 속에 내재한 견고한 무의식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나 지금의 우리에게까지 면면히 이어져 왔는지 그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중요하다.
이 책은 남자와 여자, 남자다움과 여자다움, 양성불평등이라는 이 무의식의 생성 과정을 하나하나 들추어 본다.
이 때문에 내용이 매우 복잡하고 따분하고 어려울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필자인 임옥희 교수가 여성문화이론연구소의 공동대표로서 오랫동안 페미니즘에 대해 연구하면서도, 사회학 전공자가 아니라 영문학 박사로서 문학작품의 내적 연구도 활발히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