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장관과 서울시, 경기도, 충남, 대전 등 4곳 광역단체장들은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제 메르스 확진을 확정할 수 있는 권한을 이양받았다"며 "보다 신속한 방역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그동안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1차 검사를,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1, 2차 검사를 했다"며 "2차 시약을 배급해서 보건환경연구원이 1, 2차 검사를 확정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자체에서의 메르스 1차 양성 판정과 정부 보건당국의 2차 확진 판정, 대외 공표까지는 각각 상당한 시간차를 보였다
심하게는 1차 판정에서 대외 공표까지 이틀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어, 일선 방역당국에서는 선제적인 방역 조치를 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특히 '위(僞)양성(거짓양성)'보다 '위음성(거짓음성)' 결과가 나올 때 더욱 판정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도, 기존 방역체계는 1차 양성 판정 결과만 재검사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문 장관은 "양성 결과가 약하거나 2차 검사에서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도 한두 차례 있었다"며 "일부러 늦게 발표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 장관은 "보건환경연구원의 메르스 관련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립보건연구원에서 하고 있었다"며 "17개 기관 중 충분하다고 판정되는 기관에 시약을 제공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은 1일 약 30회가 넘는 검체를 검사한다"며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이 직접 (2차 검사를) 할 수 있다면 검사 시설이나 인원을 확대해서 하루에 60건 이상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만큼 오가는 과정을 생략해 쏟아지고 있는 검체에 대한 검사 요구를 더 신속히 진행할 수 있다"며 "우리들은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메르스 바이러스는 국립연구원이나 보건환경연구원이나 처음 대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똑같은 기계, 절차를 통해서 검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가 행정체계상 1차와 2차로 나누어 그동안 업무를 수행해 왔을 뿐"이라며 "혹여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장비와 인력에 대해 불신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문 장관은 "권한과 상관없이 시약이 있으면 확진판정을 하면 된다"며 "국립보건원이 역할을 해왔지만, 메르스 시약이 배분 안된 차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결국 그동안 행정적인 이유로 시약을 배분하지 않았을 뿐, 지자체와 정부 당국 간에는 확진 판정 능력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뒤늦게 시인한 셈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이 그동안 고수했던 '확진 권한 독점'이 결국 민감한 문제 발생시 정보를 감추려던 '꼼수'가 아니었냐는 의혹을 벗기도 쉽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