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아픈 환자들로 북적여야 할 응급실은 평소와 달리 고요함 그 자체였다.
이날 메르스 추가 확진 환자 9명 중 5명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들렀다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응급실은 초긴장 상태다.
팽팽한 긴장 속 적막감마저 드는 응급실에는 마스크를 쓴 의료진과 환자들만이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찜찜하다는 표정의 환자 보호자들 연신 세정제로 손을 닦기도 했다.
병원측은 지난 4일부터 응급실 구급차 전용 출입문을 통제했다.
현재 앰뷸런스 전용 응급실 출입구엔 'X자'로 줄이 처져 있고 '출입금지'라는 푯말도 붙여져 있다.
병원 측은 "초진 환자 진료는 일체 받지 않고 앰뷸런스 이송도 다른 병원으로 돌려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재진 환자 치료만 이뤄지는 등 사실상 응급실이 폐쇄된 상황에서 병원 측은 삼성서울병원이 제2의 진앙지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는 응급실 전면 폐쇄나 휴원 등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고 추후 다시 응급실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아픈 아이 메르스 옮을까" 불안에 떠는 보호자들
병원에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하는 입원 환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보호자들은 추가 확진 환자 소식에 혹시 내 가족이 메르스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안모(49,여)씨의 딸은, 확진환자와 응급실에 같이 있다가 격리된 사람과 한 병실을 썼다가 그 역시 격리된 사례.
안씨는 "딸이 중환자실에 있는데 그 안에서도 격리조치됐다"며 "감염내과와 협의 하에 엊그제 수술까지 했는데 감염 우려 때문에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너무 걱정스럽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장투석을 받는 형을 간호중인 장모(60)씨도 "형이 수년째 이곳에서 신장투석을 받고 있는데 오늘은 병원이 텅텅 빈 것 같다"며 "메르스가 의료진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다고 하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이르면 7일중 삼성서울병원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