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사 "칼로 찌르는 듯한 증상, 행사 참석 이후 나타났다고 확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시내 대형병원 의사 A(38씨가 "1500여 명 규모 행사에 참석할 당시는 메르스 증세가 발현되기 전"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14번 환자로부터 3차 감염된 35번 환자로, 감염 '타임라인'이 서울시를 통해 4일 밤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자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은 '수천 명 감염 가능성'이다.

서울시는 앞서 보건복지부의 면담 자료를 근거로, A 의사가 지난달 29일부터 경미한 기침 등의 메르스 증상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발표대로라면 A 의사는 메르스가 발현된 상태로 지난달 30일 저녁 1565명이 참석한 재건축조합 총회에 간 것이 된다.


하지만 A 의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메르스 증상 발현은 지난달 31일 오전부터 시작됐고, 따라서 총회 참석 당시(30일)에는 확실히 메르스 상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메르스 증상이라고 설명했던 29일 경미한 기침 증세는 평소 지병인 알레르기성 질환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A 의사는 "지난 3월에도 이 질환 때문에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았었고, 평상시 흔하게 느끼던 증세라 메르스 증상이 아니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A 의사의 말에 따르면 최초로 메르스 관련 증상을 느낀 시점은 지난달 31일 오전이다. 이날 출근 후, 27일에 메르스 환자와 같은 응급실에 있었던 사실을 알게됐고, 평소와 다른 이상 증세도 나타나 귀가한 뒤 같은 날 오후 보건소에 자진 신고했다.

29일 기침 증세가 메르스와 무관하다고 어떻게 확신하냐는 질문에, A 의사는 "29일 기침은 알레르기 때문에 늘상 겪던 마른 기침 수준에 불과했고, 메르스에 직접 걸려보니 증세가 완전히 다르다"고 답했다.

또 총회에 참석한 날인 30일 저녁 약한 몸살 기운을 느꼈다고 기존에 알려졌던 내용에 대해서도, 평소 피곤할 때 느껴지는 '뻑적지근함' 정도였을 뿐 특이한 증세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31일 오전부터는 갑자기 몸이 안좋다고 느끼면서, 온 몸을 칼로 찌르는 것 같고 앉아있기도 어려운 정도의 통증이 시작되더니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14번 환자와의 접촉 시점이 27일이기 때문에, 이틀 만인 29일에 증상이 발현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잠복기가 평균 6~7일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통상 잠복기에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31일 증상 발현 직후 아내를 자체적으로 격리 조치를 취했고, 유전자 검사 결과 아내가 음성 판정이 나온 점 또한 31일 전까지는 메르스 감염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을 증명한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A 의사가 31일 14번 환자의 존재 인지 및 증상에 따라 자체 메르스 의심 진단을 내린 뒤 보건당국에 신고하기 전까지, 직장인 D병원이나 보건당국은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D병원은 14번 환자의 확진 판정 이후, 당시 응급실에 있었던 의료진을 CCTV로 특정해 격리시킨 것으로 전해졌지만 A 의사는 누락됐다.

서울시는 A 의사가 30일 참석한 재건축조합 총회의 참석자 1565명과 통화를 시도하는 등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확산 방지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1300여 명 통화가 완료됐고, 메르스 증상이 의심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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