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5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병원명을 공개하면서 "지난달 15~25일 이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을 전수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평택성모병원은 2차 감염자 30명을 발생시킨 최초 환자(68)가 입원했던 곳이다.
문형표 장관은 이날 "최초 환자 발견과 이에 따른 추적 격리가 늦어져 병원내 감염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했다"면서 초기 방역의 구멍을 시인했다.
이어 "역학조사 결과 특히 평택성모병원이 다른 병원들에 비해 높은 감염력을 보여, 병원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민간합동반 역학조사위원회 최보율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결과, 최초 환자가 입원했던 병실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병실에 갖춰져 있어야 할 환기구와 배기구가 없고 에어컨만 있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이런 환경 속에서 비말로 전파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손잡이나 화장실, 에어컨 필터 등에 상당 기간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실내 공기를 순환시키는 에어컨 필터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 조각인 RNA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정황이 메르스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은 아니라는게 당국의 입장이다. 여전히 메르스 '비말'(droplet)의 이동 가능 거리는 기존 보고대로 반경 2미터라는 것이다.
다만 최초 환자와 같은 병실이 아닌 병동에 입원했던 환자들 중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한 점 등으로 미뤄, 감염 경로를 확실히 파악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현재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내 뿐만 아니라 홍콩 등 해외에서도 메르스 확산 방지 차원에서 환자 발생 병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해당 의료기관과 기존 입원 환자들에 더 큰 피해가 초래된다며 16일 동안 '비공개' 방침을 고수해왔다.
복지부는 15~25일 사이 해당 병원을 찾았던 사람들은 경기도 콜센터 또는 보건복지부 콜센터로 연락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신고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개별 문진과 자가 격리를 실시하고,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보건인력이 출동해 임시 격리 병원으로 이송한 뒤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