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밤 12시에 방송되던 '운동화'는 6명의 출연자가 단장이 되어 프로야구 모의 드래프트 게임을 하는 '스포츠 대작전'과 신수지, 정다래 선수가 아마추어 스포츠 동호회를 직접 경험하는 '오! 나의 스포츠'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운동화'는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으나 사전 공지 없이 방송이 중단돼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글이 빗발치기도 했다.
지난 2일 KBS 본관 3층 1회의실에서 진행된 '제 254차 공정방송추진위원회'에서는 '운동화' 결방에 대한 KBS 노조와 사측의 공방이 오갔다.
이날 노조 측은 "'운동화'가 방송 6일 전 권순우 편성본부장으로부터 일방적 지시에 따라 결방된 것은 취재 및 제작 실무자의 자율성을 보장한 'KBS 편성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독단적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당초 '스포츠 대작전'은 프로야구 선수 모의 드래프트 게임을 하는 방식으로 6주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노조 측은 "1주차 방송을 본 권 본부장이 '술자리에서 잡담하는 분위기의 격이 떨어지는 프로그램을 1TV에서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방송 중단 지시를 내렸다"며 "1주만 진행한 채 시청자에게 아무런 사전 고지 없이 방송이 중단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적을 받아들여 최대한 정제된 분위기로 5주만 방송한 뒤 내용을 개편하겠다고 했으나 권 본부장으로부터 "2주 이상은 절대 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송이 중단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또 "이 같은 결정은 KBS 편성 규약을 무시한 제작자율성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권 본부장은 "해당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방송사고 수준'이며 편성은 (프로그램을) 살리고 죽이는 것을 결정하는 곳으로, 편성본부장이 퀄리티를 판단하고 몇 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작자율성 훼손과 방송 중단 절차의 부적절함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선 "그건 좀 잘 못 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제작본부와 다른 보도본부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실무자들이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노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권 본부장은 프로그램 결방 이후 홈페이지 게시판에 70여건의 항의 글이 올라오는 등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는 지적을 하자 '그 시간대에 너무 시끄러워서 우리 KBS 1TV를 안 보고 떠난 시청자들에게 더 미안함을 느꼈다'는 망언을 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