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를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빼고 조디 머서를 연이틀 유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강정호가 최근 3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휴식 차원의 라인업 제외였다. 허들 감독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강정호는 118경기를 뛰게 된다. 지난해 KBO 리그에서보다 1경기 많이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사이 머서가 치고 올라왔다.
머서는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연이틀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또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날리며 2할에도 못 미치던 타율을 드디어 2할1푼까지 끌어올렸다. 3일까지 타율 2할8푼1리, 홈런 3개를 기록한 강정호에게는 못 미치지만, 다시 경쟁에 불을 지핀 셈이다.
여기에 강정호도 물러서지 않았다. 강정호는 3-1로 앞선 9회초 1사 2, 3루에서 대타로 나와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타율도 2할8푼7리가 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샌프란시스코전이 끝난 뒤 "유격수들의 활약에 피츠버그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면서 "허들 감독은 눈 앞에서 꿈이 이뤄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물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악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허들 감독도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모든 감독들의 꿈"이라고 활짝 웃었다.
감독이야 기쁘지만, 선수들에게 경쟁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 특히 강정호라는 새로운 경쟁자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줄 위기에 놓인 머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머서는 담담했다. 홈페이지도 "머서의 태도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머서는 "나는 여전히 주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네 달이나 남아있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어떻게 시작하느냐보다 어떻게 끝내느냐'가 중요하다. 강정호는 타격이 좋다. 그래서 뛰고 있다. 물론 경쟁이 치열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결국 팀의 챔피언 등극이 목표다. 남은 몇 달 동안 서로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