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라디오 [하근찬의 아침뉴스] (6월 4일)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하근찬 앵커
<헤드라인>
▶메르스 사태가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의료진 2명 등 5명이 추가로 양성 반응을 보여 메르스 확진자는 3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메르스 여파가 실물경제로 번지는 가운데 총리 직무대행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해외로 출국했습니다.
▶1조원대 예산이 투입된 해군 헬기 도입 비리로 현역 해군 소장이 체포됐습니다.
▶아키히토 일왕이 2차대전 당시 필리핀 국민들의 희생에 깊은 통한의 뜻을 밝혔습니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내 기류 변화 여부가 주목됩니다.
▶이승엽 선수가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400홈런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오늘도 대체로 맑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하근찬의 아침뉴스 듣기]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두 명 더 확인되는 등 밤사이 환자가 35명으로 늘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의사가 3차 감염된 사실을 당국이 고의 누락시킨 의혹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보건당국은 의료인 두 명을 포함해 5명이 메르스 양성으로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메르스 환자는 보름만에 3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31번째 환자는 16번 환자와 대전 E병원에 같이 입원해있던 69살 남성으로 네번째 3차 감염자가 됐습니다.
또 최초 환자와 경기도 평택 B병원의 같은 병동에 있던 50대 남성과 40대 남성을 비롯해, 이 병원의 20대 간호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35번째 환자는 서울 시내 대형종합병원의 30대 외과의사로, 이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4번째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명의 환자에게 전염시킨 16번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가 '3차 감염'을 일으키긴 처음이어서, 당국의 방역대응은 사실상 통제불능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당국은 35번째 환자가 이미 그저께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어제 발표에는 누락시켜, 파장을 우려해 일부러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어젯밤엔 공군 부사관 1명도 양성 판정을 받아 국군수도병원에 격리 입원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오산공군기지 소속 원사 계급으로, 병문안했던 장병 5명 역시 같은 병원에 격리 조치됐습니다.
지금까지 메르스 환자는 35명, 사망자는 2명, 3차 감염자는 5명, 격리자는 모두 1364명입니다.
▶메르스 파장에 따라 국가방역체계를 긴급 점검하는 CBS 연속기획. 오늘은 메르스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드러난 국내 공중보건체계의 취약 실태를 홍영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메르스 공포가 확산일로인 어제 서울의 한 보건소. 메르스 의심환자가 가장 먼저 찾는 곳이지만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일반 마스크를 착용했고, 또다른 보건소에서는 의심환자와 일반환자가 같은 대기실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보건소를 찾은 20살 김수현 씨입니다.
"메르스 의심환자 따로 통제도 안하고 그사람 의심환자면 어떡하냐. 불안하다."
방역체계를 갖추지 못한 건 국가지정 격리병원도 마찬가지. 격리병원으로 지정된 서울의 한 병원의 경우 최대 6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이들을 돌보는 간호인력이 부족해 다른 병동을 축소 운영하고 있습니다.
간호사 A씹니다.
"사스때도 감염의심 환자 나오면 저희들한테 떠넘기고 지원도 충분치 않고. 공공의료 버려둬서 이런 일 새삼스럽지 않죠."
격리병상의 수도 전국에 579개 불과하고, 이중 기압을 낮춰 병균의 외부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음압병상'은 단 105개뿐입니다.
격리대상자가 천 수백명을 헤아리는 상황에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을 병실 안에 가둬놓기가 쉽지 않은 실정.
신종 전염병이 돌 때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나오는, '공중보건 체계를 강화하라'는 목소리를 더이상은 흘려들을 수 없게 됐습니다.
▶메르스 불안이 이제는 실물경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칠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무총리 대행까지 하고 있는 우리 정부 경제팀 수장은 지금 프랑스에 있습니다.
장규석 기잡니다.
= 중국인 관광객 수천명이 이번달 한국 여행계획을 취소했습니다. 항공, 관광, 레저, 유통 업체들의 주가는 급락했고, 매출에도 타격이 시작됐습니다.
불안한 국민들도 각종 모임을 취소하고 다중 이용시설과 밀집지역을 피하고 있습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까지 소독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뜸해지는 고객의 발길은 붙잡을 길이 없습니다.
이번 2분기는 우리 경제 회복의 분기점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이런 민감한 시점에 메르스가 터지면서 또다시 경기가 내리막을 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박삽니다.
"경기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메르스라는 불안 요인이 나타나면, 경제불안이 크게 높아져..."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던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헛고생이 될 수도 있는 상황. 경기 방어 측면에서도 메르스 확산 저지는 시급합니다.
그런데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총괄해야할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금 국내에 없습니다.
OECD 각료 이사회 참석차 그저께 프랑스로 출국했고 내일은 영국 런던에서 한국경제설명회를 열고 투자를 요청할 예정입니다.
경제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메르스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는 우리 정부의 투자 요청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요.
국무총리도 없는 상황에서 출국을 감행한 최 부총리의 행보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은 불가피해보입니다.
▶메르스 감염자들이 거쳐 갔던 경기 화성 등 주요 병원 일대가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메르스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불신과 인터넷을 타고 떠도는 괴소문들이 감염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김양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했던 A 병원 일대. 어제 저녁 행인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상점을 지키는 점원이 더 많아 보입니다. 평소 아이들로 북적거렸을 학원들도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한 학원 관계잡니다.
"애들이 안 오니까 어쩔 수 없이... 신도시라서 어머니들이 까다로우시니까. 이런 거에 예민하고 차가 별로 없잖아요."
아이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나가던 엄마도 불만을 쏟아냅니다.
"정부가 하는 발표를 못 믿으니까 더 불안하고, 정확한 데이터가 없으니까 불안하고. 그냥 우리 몸은 우리가 지키자예요."
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인터넷을 타고 도는 괴담에 반감을 드러냅니다.
"학생들이 메르스 환자 확진을 받았다는 둥, 선생님이 감염이 됐다는 둥 이런 전혀 사실과 다른 루머들이 많이 돌아갔다.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될 것 같아요."
화성과 인접한 수원, 용인, 오산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초 감염자가 거쳐 갔던 400병상 규모의 평택 B병원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한마디로 지역경제가 초토화된 셈입니다.
국가지정 병상이 있는 북부의 한 도시는 감염자 수용 여부도 모른 채 시민들이 불안해합니다,
"손녀딸도 있는데 내보내기도 그렇고. 약국 가서 마스크... 예방약 구할 수 있나 알아보고 그랬어요. 마스크가 없데요. 품절이래요."
오늘부터는 경기도내 585곳의 학교가 휴업에 돌입합니다. 메르스로 인한 공포와 불신은 더 커질 겁니다.
시민들의 우려를 잠식시킬 수 있는 책임 있는 정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에 대한 공포로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시장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쇼핑 목록엔 손 소독제가 추가됐습니다.
메르스가 연출한 장면들, 윤지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최근 인터넷 육아 카페는 장 보기는 커녕 택배 받기조차 꺼려진다는 내용의 글들로 가득합니다.
면역력이 약한 자녀를 둔 30대 여성들은 물론, 임산부에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까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꺼리면서 온라인 쇼핑몰은 특수를 누리는 분위깁니다.
한 인터넷 쇼핑몰은 첫 감염자가 나온 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전후 12일을 비교한 결과 신선식품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오프라인 시장은 매출에 영향이 올까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당장 중국인 관광객에 상당 매출을 의존하고 있는 면세점 업계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미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목록에서는 손 소독제가 올라 있는 상탭니다.
명동 화장품 로드샵 관계잡니다.
"명동 상권 같은 경우 중국인들이 대부분인데 전주에 비해 거의 30배 이상 손 소독제 판매가 늘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역시 아직은 방문 고객 수에 의미 있는 변화는 없지만 사태가 어떻기 진행되느냐에 따라 매출 급감도 가능하다며 매장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내기 위한 추가 제재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북핵 문제가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오는 16일 한미 정상회의에서 어떤 돌파구가 만들어질지 관심입니다.
홍제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 른바 ‘탐색적 대화’ 요구에도 꿈쩍 않는 북한에 대해 한미일 3국이 제재와 압박론으로 선회했지만 또 다시 벽에 부닥쳤습니다.
전진도 후퇴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인권 문제를 우회 압박수단으로 삼아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에 다시 앉히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화벌이 해외파견 노동자의 열악한 실태는 ‘돈’과 ‘인권’이라는 북한 정권의 아픈 곳을 동시에 찌르는 카드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대부분 파견지역이 러시아와 중국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뚜렷한 묘책이 없는 가운데 북핵 문제의 열쇠를 쥔 미국의 태도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10여일 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북핵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올려놔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북핵이 동북아를 넘어 글로벌 이슈임을 강조할 필요도 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연구위원입니다.
“북한이 핵위협 뿐만 아니라 국제적 불법행위 하면서 전세계 안정과 평화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데 그것이 덜 알려져 있는 것 같고...”
곧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미국이 이른바 ‘전략적 인내’란 이름으로 사실상 무시전략을 계속한다면 북핵 해결 전망은 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임기 말의 오바마 대통령이 승산이 불투명한 북핵까지 손대기 보다는 이란 핵 해결로 만족할 것이란 관측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합니다.
▶아키히토 일왕이 "2차대전 당시 필리핀 국민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역사 인식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새로운 성명이 검토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워싱턴 임미현 특파원입니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새 성명을 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한국과 미국 일본 당국자들의 말을 토대로 이같이 밝혔습니다.
현재 한일 양국이 막후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달 중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전, 또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오는 22일 이전에 일본이 성명을 내고 한국이 화답하는 게 목표라는 것입니다.
이그네이셔스는 "새 성명은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참회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서한을 보내는 방안도 관측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외교소식통은 "현재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협의되고 있는 건 사실이고 새로운 성명이나 서한 발송은 그 일부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아키히토 일왕은 일본을 방문중인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2차대전 때 필리핀 국민의 희생을 통한의 마음과 함께 오랫동안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만찬에는 아베 총리도 참석했습니다. 오는 8월 15일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앞두고 과거사 반성과 사죄에 관한 아베 총리의 표현과 그 수위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 타자 삼성의 이승엽 선수가 한국 프로야구 홈런 역사를 또 새롭게 썼습니다. 사상 첫 개인 통산 400홈런입니다.
임종률 기자가 보도합니다.
=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 불혹에 접어들었지만 국민타자는 건재했습니다.
이승엽은 어제 포항에서 열린 롯데와 홈 경기에서 3회 홈런포를 쏘아올렸습니다. 롯데 선발 구승민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개인 통산 400호 홈런입니다.
지난 1995년 프로 데뷔 후 일본에서 활약한 여덟시즌을 빼고도 열 세 시즌 만에 이룬 대기록입니다.
1999년 최초의 한 시즌 50홈런 돌파와 2003년 당시 아시아 신기록인 56홈런, 지난해 통산 최다 352호 홈런에 이어 또 다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90년대 후반 IMF 시절처럼 경제 사회적으로 나라가 어려운 요즘 야구로 국민들에게 힘을 주겠다는 이승엽. 국민 타자는 이제 이제 450홈런이라는 다음 목표를 향해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