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 터진 '3차 감염'…전파자도 복수로 늘어

16번 환자가 4명에 전염…14번 환자도 치료 의사에 전파

보건당국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지역 전파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3차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당국은 여전히 '병원내 감염'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3차 감염을 일으킨 전파자가 복수로 늘어났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적지 않다.

지금까지 확인된 국내 3차 감염자는 모두 5명.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개미 한 마리라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를 강조하며 3차 감염은 반드시 막겠다고 공언한 지 닷새 만이다.

당국이 공식 확인한 첫 '3차 감염자'는 지난 2일 발생했다. 16번(40) 환자와 지난달 28~30일 대전 E병원의 6인실에 함께 있던 24번(73), 25번(78) 환자다.

이에 따라 E병원은 해당 건물을 모두 폐쇄해 환자나 의료진 이동을 전면 제한하는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튿날인 3일 발생한 세번째 '3차 감염자'는 다른 장소에서 발생했다. 16번 환자가 지난달 22~28일 머물렀던 대전 F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쓴 30번(60)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3차 감염' 장소가 두 군데로 늘어난 셈이다.


4일 공개된 '3차 감염'은 장소도, 감염자도 전혀 색다르다. 31번(69) 환자의 경우 E병원의 6인실을 함께 쓰다 16번 환자에게 감염된 세번째 사례여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다섯 번째 '3차 감염자'인 35번(38) 환자는 서울 시내 대형 종합병원인 D병원 의사다.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14번(35)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3차 감염됐다.

16번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에게서 3차 감염이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국이 그동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강조해온 3차 감염이 앞으로도 어떤 환자에게서, 어떤 장소에서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14번째 환자나 16번째 환자 모두 당국의 당초 격리 대상에서는 빠져있던 '비격리 확진' 환자들이다.

이들이 열흘 안팎으로 방치된 채 일상 생활을 유지했던 걸 감안하면, 당국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3차 감염'이 존재할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4일도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3차 감염 역시 모두 병원내 감염일 뿐"이란 입장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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