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소문은 대치동 초등학교 3곳 휴교와 맞물려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 큰 파란을 가져왔다.
문제의 발단은 사진 두장을 통해 시작됐다. 이 사진에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모호텔 앞에서 방호복과 마스크를 한 보건의료진이 찍혀 있다. 119 앰블런스 차량을 도로변에 주차시켜 놓고 3명의 보건 의료진이 서 있는 장면이다.
또 다른 사진은 앰블런스 차량에 학무모 3-4명이 몰려가 방호복을 입은 보건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학부모들로 보이는 여성들이 보건 의료진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를 취재하는 장면으로 추정된다.
이 사진들이 SNS등을 통해 전파된 뒤 강남지역 학부모들 사이에는 "메르스가 대치동 등 강남에도 본격 유입된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쏟아졌다.
강남에 사는 학부모 A(45)씨는 "백주대낮에 방호복을 입은 보건 의료진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메르스가 가까이 왔다는 공포감을 느낀다"며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원을 보내야 할 지 모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B(47)씨도 "대치동 모 아파트에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괴소문과 함께 앰블런스가 찍힌 사진까지 나돌아 사실여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정부가 일체 설명을 하지 않아 불안하다"고 밝혔다. 특히 "온통 학원을 보내야 하는 지 걱정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SNS에 떠돌고 있는 사진은 메르스 확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 보건소측은 "이날 낮 모호텔에 투숙중인 중동 출신 외국인의 검사를 위해 보건 의료인력이 파견됐다"고 설명했다.
강남 보건소 관계자는 "만일에 대비해 이 외국인에 대한 검사와 함께 '검체'를 운송하기 위해 의료진이 파견된 것일 뿐 메르스 확진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보건당국 관계자도 "시민들이 대낮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 앰블런스를 목격했기 때문에 메르스 공포감이 더 커진 것 같다"며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당혹해 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서울에서는 메르스 감염이 확산되지 않고 비교적 안정되게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