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정체성 재정립…'더 진보적' vs '외연 확대'
3일 열린 토론에서 특히 당의 정체성 정립에 대한 의원들간의 이견이 도드라졌다.
우상호, 유승희 의원 등이 속해있던 조에서는 좀 더 진보적 아젠다를 제시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지기반을 그렇게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체성을 너무 좁게 해석하지 말자', '대화와 타협의 모습이 중요하다'. '외연확대에 도움이 안된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대안과 정책방향 등은 분명히 하면서도 표현은 완곡하게 외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해야한다고 정리를 했다"고 전했다.
당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계파 문제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주승용, 최원식, 진선미, 진성준 의원 등 비노계 의원들과 친노계 의원들이 고루 섞여있던 조에서는 '신뢰 부족'을 계파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당 운영에 있어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 "국민 관심사 집중", "단합" 등 혁신 방안 다양한 해법 나와
이번 워크숍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인 '혁신'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내려졌다. 정권 심판론의 약발이 떨어졌다는 데 공감을 하며 '우리 자신이 혁신 주체이자 대상'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혁신'이란 "국민의 관심사를 이야기해야한다는 것"이라고도 표현했다. 국민의 관심사와 무관한, 당의 프레임을 걸어서 그 안에 갇히지 말자는 반성이 더해졌다.
문희상, 박병석 의원등 중진 의원들이 포진 된 조에서는 혁신의 길은 곧 '단합'이라고 정의했다.
단합을 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제대로 된 공천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29 재보선 패배의 원인으로 꼽히는 '기계적 경선'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들은 공천을 할 때 너무 형식적인 기준에 매몰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이길 수 있는 선거· 당선 가능한 경쟁력인물 어떻게 선출할 것인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제한된 토론 시간에 '반발'…토론 봉쇄 지적도
이날 토론은 '가나다' 순으로 의원들을 11개 조로 나뉘어, 토론을 진행 해 주제를 모은 뒤, 대표자가 다시 종합 토론에 나와 발표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토론 시간에 제한을 두면서 의원들 사이에 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토론 중간에 나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모든 것을 터놓고 반성하고 토론하고 공격도 하면서 어떤 방법을 찾아야지 뭐하는 것이냐"며 "발언을 3분으로 제한해 답변하라는 등 100분 토론에 나가는 것을 연습해보라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워크숍은 4.29재보선 패배 후 의원들 모두가 무제한 끝장토론을 통해 처절한 반성,치열한 논쟁, 멱살잡이 싸움이라도 해서 미래로 가도록 해야 한다는 거였다.그러나 원탁회의라는 미명으로 토론을 봉쇄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박병석 의원은 "조만간 의총에서 한번 더 이런 기회를 살려 제대로 격론을 벌여보자"고 제안했다.
새정치연합은 추후에 의원총회를 열어 4.29 재보선 평가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이번 워크숍은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130명 가운데 110여명의 의원이 참석하는 등 높은 참석율을 보였지만, 비노계의 좌장격인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와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주장했던 조경태 의원 등이 불참해 '반쪽짜리' 워크숍에 그쳤다는 평가도 받는다.
당 내 한 관계자는 "치열한 토론을 예상했지만 핵심 의원들의 불참에 메르스 사태 등으로 예상외로 조용한 워크숍이었다"며 "추후에 예정된 의원총회는 이번 워크숍과는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