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A(63·여) 씨는 며칠 전 보건 당국에 "고열이 난다"며 메르스 의심 신고를 자진해서 했다. A씨가 메르스 감염환자가 발생했던 경기도 지역의 병원을 방문한 뒤였다.
서울 강남 보건소는 A 씨를 자가 격리자로 분리하고 A 씨를 밀착 관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A 씨는 보건 당국의 밀착 감시를 매우 불쾌하게 여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이 자진 신고를 한데다 며칠이 지난 뒤에도 메르스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자 보건 담당자들을 기피하며 고압적으로 다뤘다.
보건 당국은 메르스 증상 잠복기를 감안해 A 씨를 더욱 밀착 관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의심환자로 분류되면 주의 사항을 전달하고 하루 두번 이상 전화로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A 씨와 보건 당국의 신경전 속에 사단이 발생한 것은 2일. A 씨는 2일 오전 전화를 끊고 사라져 버렸다.
보건 당국이 자가 격리를 확인할 때마다 A 씨는 "전화하지 마라, 당신들이 뭘 가르치려 하느냐, 내가 다 알아서 한다"며 고압적 태도를 보이던 와중이었다.
황급해진 보건 당국 관계자가 A 씨 자택을 방문했다. 문을 두드려봤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보건 당국은 2일 오후 5시 40분께 경찰에 위치추적을 요청했다. 서울시와 경찰간 메르스 감염 공조에 따른 조치였다.
위치추적 결과 A 씨는 전북 고창의 한 골프장에서 발견됐다. 서울 강남보건소는 즉각 전북 고창 보건소에 지원을 요청했고 경찰과 고창보건소는 골프장에서 A 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A 씨는 방호복을 입은 보건당국 관계자에 이끌려 한밤중 앰블런스 차량으로 서울로 긴급 호송됐다. 강남 보건소는 A 씨를 다시 격리 조치했다.
A 씨는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일행 10여명과 함께 전북 고창지역의 골프장을 방문했다. A 씨는 "답답해서 남편과 함께 바람을 쐬고 싶어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