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여객기 탑승 거부까지…안전 대책은

"멸균처리 공기 수직 강제환기…공기 수평이동 가능성 최소화"대한항공·아시아나 등 항공사별 대응팀 가동

홍콩행 아시아나기에 탑승했던 한국인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제주항공 중국인 탑승객이 고열로 격리조치되자 해당 여객기를 소독하고 나서도 승객들이 탑승을 거부하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항공기에는 최소 100여명이 밀접해서 앉고, 환기도 잘 안 되는 것처럼 느껴져 바이러스가 더 잘 퍼지지 않을까 의구심을 갖는 게 당연해 보인다.

더구나 병원 안에서 접촉한 경우이긴 하지만,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항공사들은 3일 "기내 환기 시스템을 잘 몰라서 우려가 커지는 것 같은데, 외부 공기를 압축해 수직 흐름으로 강제 환기하기 때문에 일반 실내공간보다 감염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항공기 내부에는 항공기 외부의 매우 차고, 건조한 무균 상태의 공기를 엔진을 통해 고온 압축으로 2차 멸균처리한 후 공급된다.


항공기 순항 고도인 3만∼3만5천피트 상공의 공기는 영하 50도 상태이다.

항공기 내부에 공급되는 공기는 2∼3분마다 강제 환기되는데, 외부 공기와 공기정화장치를 거친 내부 공기가 절반씩 혼합된 것이다.

특히, 각 좌석 열마다 천장에 배치된 공기 공급장치를 통해 바닥을 향해 수직으로 공기가 배출되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가 좌석 간에 수평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메르스 감염은 밀접 접촉한 상태에서 비말(침)로 전염되고, 바이러스가 일반적 환경에서는 3시간 가량만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여객기를 소독하고 난 뒤에는 승객을 태워도 안전하다는 게 보건당국의 지침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은 여객기를 소독하고 나서 정상 운항하고 있다.

다만, 제주항공에 탔던 중국인 승객이 고열로 격리 조치되고 나서 해당 여객기를 소독해 곧바로 방콕행 노선에 투입하려다 방역작업을 본 승객들이 탑승을 거부해 다른 여객기로 대체했다.

중국인 승객은 메르스 환자가 아닌 것으로 이날 오전 확인됐다.

중국에 있는 한국인 메르스 확진 환자와 같은 여객기에 탔다가 격리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과 공항 카운터 직원 가운데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적 항공사들은 탑승객들의 불안이 커짐에 따라 '경계단계'로 대응하라는 국토교통부 지침을 받아 2일부터 메르스 대응팀 가동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운항·객실·정비·종합통제·영업·홍보·항공의료 담당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메르스 대응 태스크포스가 구성됐고,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도 대응팀을 구성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응 수위를 한 단계 높여 메르스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해 이상상황 발생 시 김수천 사장에게 직보하도록 했다.

항공사들은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 이상증상을 보이는 승객은 비행기에 태우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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