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김진오 선임기자
앵커) 김진오의 눈… 김 기자, 어서 오세요.
▶ 메르스 관련 첫 뉴스 키워드는 무엇이죠?
자고 나면 메르스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에도 메르스 환자가 5명 추가돼 3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정부가 막겠다던 '3차 감염자'도 한 명 더 생겨 3차 감염자만 3명이나 됐습니다.
30번째 환자인 3차 감염자도 병실 내 감염으로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관리와 대책이 속수무책인 상황인데도 정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메르스가 수도권을 벗어나 대전에서 2명이나 발생했고, 환자 5명은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의 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를 접한 국민의 불안과 정부 불신의 파고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두 번째 키워드는?
메르스 방역이 무너지는 바람에 환자가 속출하면서 정부와 의료기관의 통제가 무력해지는 양상입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정부와 의료기관을 믿어 달라고 했으나 믿을 구석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격리대상자는 750명을 넘어 오늘 중 천 명을 넘고… 수천 명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격리 시설은 이미 부족해졌고, 확진환자와 의심자들이 곳곳으로 이송되면서, 전국이 메르스 감염 공포로 들썩이는 상태입니다.
공기 전염을 막을 수 있는 특수 시설을 갖춘 '음압 병상'은 105개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격리 대상자 수가 보건당국의 통제 능력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메르스 환자 30명 가운데 당초 당국의 격리나 관찰 대상에서 빠져있던 비격리자가 23명이나 되면서 언제, 어디서 메르스에 걸릴 수 있고, 지역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는 초조함까지 팽배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을 타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메르스와 관련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다음엔 어떤 키워드인가요?
= 예, 위기에 빠진 한국입니다.
메르스 확산 통제가 난맥상을 보임이면서 한국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으며 경제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한국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메르스 발생국이며 주시 국가라고 평했습니다.
중국과 홍콩, 일본 등이 한국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검역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세계 각국이 한국의 메르스 확산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자칫 '여행제한국가'로 지정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메르스를 차단하지 못함에 따라 국제적 망신이자 불명예를 안게 됐고 이와 함께 메르스 후폭풍이 경제를 휘감고 있습니다.
여행객수가 감소하고 비행기 탑승을 취소하는 일이 일어나는 등 관광과 여행업, 항공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과 대만 관광객 2,500명이 한국 관광을 취소했고 항공 관련 주식이 폭락했습니다.
특히 유치원과 초중고교 149곳이 휴교에 들어갔으며 병원 진료 예약 취소 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영화관 등 다중시설 이용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경제가 메르스 공포에 휘청거릴 조짐입니다.
▶ 김 기자, 국가란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드는데요.
정부가 전염병에 대해선 처음부터 과잉 대응을 했어야 했음에도 질병관리본부와 일부 병원에 맡겼다가 낭패를 보고 있습니다.
초기 격리 대상자를 놓치고, 환자 신고를 묵살했으며 밀접 접촉자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메르스 대란을 막을 기회를 서너 차례 놓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에도 직접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 CBS와 KBS, SBS 등 일부 방송들은 메르스의 파장을 연일 크게 보도하며 보건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과 조치를 촉구했음에도 안일하게 대응했거든요.
환자가 15명에서 18명으로 증가한 지난 1일, 그제 월요일 아침에 방송들은 톱 뉴스를 메르스 확산·공포로 뽑으며 청와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메르스는 제처 두고 국회법 논란만 벌였습니다.
국민 생명의 문제이자 나라의 체면이 걸린 중대사를 외면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의 소관 사안이 아닌 양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철저히 세우라는 지극히 안일한 지시로 일관했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개정 국회법만을 갖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어제 확진 환자 2명이 숨지고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는 부랴부랴 최경환 부총리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창조혁신센터 개소식 참석을 위해 전남 여수로 갔습니다.
국민이 불안하고 국가적 위신과 신인도가 추락할 위기에 놓였으며 경제가 메르스 공포에 뒤뚱거릴 상황이라면 청와대는 모든 일을 제쳐놓고 메르스 차단을 위해 총동원체제를 가동시켜야 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대통령이 팔을 걷어붙이고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직접 보고를 받고 현장에서 지휘를 할 수도 있으며 최소한 국민에게 정부를 믿고 이런 위기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기자회견이나 성명이라도 발표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입니다.
메르스 창궐이 국가적으로도, 박근혜 정권에게도 '대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지만 정부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은 그래서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교사 김선일씨의 피살 직후인 2004년 7월 2일 한나라당 대표로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렇게 발언했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노무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고…
▶ 정치권 관련 뉴스 키워드는요?
청와대와 여당인 새누리당이 개정 국회법을 놓고 연일 강도 높은 대립각을 세우고, 급기야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론에 휩싸였습니다.
청와대는 "당정 협의의 의미가 없다"며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고 여기에 친박계가 맞장구를 치면서 개정 국회법 논란이 유승민 사퇴로 비화했습니다.
청와대와 친박계의 유승민 찍어내기가 불붙고 있습니다. 다음 차례는 김무성 대표일지 모릅니다.
친박계 의원 27명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성토했고, 김무성 대표는 "시행령 수정권에 강제성이 없으며 책임공방을 할 때가 아니다"며 유 대표를 엄호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새누리당 최고중진회의가 주목되는데. 비박계인 이재오 의원과 정병국 의원 등의 친박 반박, 유승민 엄호 발언이 나올 것입니다. 한마디 하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메르스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여당끼리 정쟁에, 권력투쟁에 몰두해야 하느냐는 비판입니다.
청와대와 여당은 '메르스'는 안 보이고 국회법, 유승민 사퇴 문제만 보이는 모양입니다.
▶ 뉴스 인물은 누구죠?
엊그제 5선에 성공한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이 결국 사임했습니다. FIFA의 대규모 부패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인데요.
미국과 유럽, 모국인 스위스 검찰의 압박을 견딜 수 없었다고 합니다.
부패에 찌든 피파, 블래터 왕국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는데요.
FBI와 국세청까지 동원해 블래터 잡기에 나선 미국의 칼이 무섭습니다.
▶ 외신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 예, 중국판 세월호입니다.
어제 새벽 양쯔강에서 관광객 458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했는데 어쩌면 그토록 세월호 참사의 닮은꼴인지 모르겠습니다.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들을 버려두고 먼저 탈출했으며 6시간이 지나서야 침몰 신고를 했습니다.
유람선은 폭풍우로 인해 2분 만에 침몰했으며 400여명이 실종 또는 숨졌습니다.
리커창 총리까지 현지에서 구조를 지휘하고 있으나 허술하기 짝이 없는 중국의 구난체계만 한탄해야 할 실정입니다.
뭍에서 아주 가까운 근거리 침몰임에도 손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력과 군사력은 세계 2위이지만 사회 구석구석은 여전히 중진국 또는 후진국 수준인 나라가 중국입니다.
▶ 마지막으로는 어떤 뉴스가 준비됐나요?
= 예, 이종걸의 소신
이종걸 원내대표가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 앞에서 무상보육과 관련한 포퓰리즘을 반성하며 보편적 복지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고소득층 무상 보육을 중단해야 한다는 소신인데요.
문재인 대표는 "너무 앞서간다"고 밝혔고, 상당수 의원들은 보편복지를 후퇴해선 안 된다고 말했지만 새정치연합 내에서 복지와 관련한 다른 발언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