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형' 나성용, 동생 그늘 벗어나기 시작

"형제는 용감했다." 한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을 친 형 나성용(왼쪽)과 동생 나성범. (자료사진=LG 트윈스/NC 다이노스)
형은 포수, 동생은 투수였다. 한 살 터울 형제는 진흥중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 시절 형제 배터리로 명성을 떨쳤다. 바로 나성용(LG), 나성범(NC) 형제다.

형 나성용은 2011년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7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출전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다. 27경기 출전이 전부였고, FA 송신영의 보상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2012년은 출전이 없었다. 이후 경찰청에 입대했다.

그 사이 동생 나성범은 펄펄 날았다. 2012년 드래프트 2라운드 10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은 타자로 전향했다. 그리고 2014년에는 3할-30홈런-100타점과 함께 올스타전 최다 득표, 골든글러브까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담은 이들 형제에게 맞지 않는 말이었다.

하지만 형도 서서히 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 시절이던 2011년 10월6일 롯데전 이후 첫 1군 출전이었던 5월22일 롯데전에서 첫 타석부터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후 꾸준히 선발로 나서다가 5월30일 삼성전부터는 대타로 나섰지만, 5월 9경기 타율은 3할2푼1리였다.


그리고 두 형제는 2일 마산구장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예전 포지션인 투수와 포수가 아니었다. 동생 나성범은 프로 입단 후 곧바로 투수를 포기했고, 형 나성용 역시 전역 후 내야수로 전향했다. 오로지 방망이의 맞대결이었다.

형이 더그아웃에 앉아있는 사이 동생이 먼저 한 방을 날렸다. 나성범은 1회말 1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날렸다.

형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딱 한 차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나성용은 16-4로 LG가 크게 앞선 7회초 2사 2루에서 대타로 들어섰다. 이어 NC 김진성에게 투런 홈런을 뽑아냈다. 3경기 연속 대타로 나와 성공률 100%다.

형제의 홈런은 1986년 7월31일 청보 소속 양승관-후승 형제 이후 두 번째다. 맞대결 홈런은 나성용-성범 형제가 최초다.

이미 방망이로 성공한 동생과 달리 형은 아직 유망주다. 1군 기회를 잡은 것도 최승준의 허리 통증 덕분이었다. 단 수비에는 약점이 있는 상태다. 최근 대타로 나오는 이유다. 다만 방망이는 양상문 감독도 인정했다. 선발로도, 대타로도 방망이는 수준급이다.

여전히 '나성범의 형' 나성용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동생의 그늘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형은 언제쯤 동생의 그늘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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