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초월한 메르스 전염력…'공기 전파' 가능성 없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가운데 우려했던 3차 감염자까지 2일 발생하면서,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 당국은 이날 현재까지 "가능성은 없다"고 사실상 일축한다. 전염병은 통상 직접 접촉을 제외한 '비말 감염'과 '공기 감염'을 통해 이뤄지는데, 메르스는 '비말 감염'으로 전파된다는 것이다.

비말 감염은 침이나 가래 등의 타액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으로, 환자가 재채기나 기침 등을 할 때 분사되는 미세한 비말이 병원균을 전파시키는 형태다.


노로바이러스나 결핵 등이 비말을 매개로 감염되며, 환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할 때 전파력이 높다.

반면 공기 감염은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는 가벼운 미생물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공기 중의 입자를 흡입함으로써 감염될 수 있다.

공기 감염병의 경우 접촉식 전염병에 비해 전파력이 훨씬 높기 때문에, 반드시 환자를 음압병실에 격리해 외부와 차단해야 한다.

주목할 건,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구팀이 지난해 7월 미국 미생물학회지 'mBio'에 "메르스가 공기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메르스에 감염된 낙타 4마리가 있던 목장의 공기 중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검출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2012년 중동에서 메르스가 최초 발현한 지 2~3년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현재까지 공기 감염에 따른 전염이 확인된 바 없는 걸 보면 연구가 좀더 이뤄져야 한다는 부연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빠른 전염력에 3차 감염자가 발생한 국내에서는 기존 바이러스와 달리, 공기 감염력을 지닌 바이러스로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현재 메르스 바이러스의 변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지 확인된 바이러스는 중동 및 유럽에서 퍼졌던 메르스 유전자 염기서열과 동일해, 전파력이 빨라졌다고 판단할 근거는 약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기 감염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데다, 이미 3차 감염까지 발생한 시점이다. 변이 등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공기 감염에 준하는 강도 높은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아프리카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에볼라 바이러스도 공기 감염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해 공기 감염병 수준에 준하는 예방 준칙을 내놓은 게 좋은 본보기다.

당시 CDC는 현장 파견 보건의료인력이 갖춰야 할 마스크에 의료인들이 보통 사용하는 'N95 필터급' 뿐만 아니라, 공기정화장치가 달린 'PAPR 전동마스크'까지 포함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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