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해외 연구진들을 중심으로 메르스 백신를 개발하려고 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다.
메르스의 경우 불과 3년 전인 2012년 4월 최초의 환자가 보고된 탓에 1990년대부터 개발되고 있는 에볼라 백신보다도 개발 진행 상황은 더욱 더디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동물실험으로 치료제와 백신 연구를 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아직 효험이 있는 백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월 영국과 서아프리카, 중동 의료진이 메르스와 에볼라 백신 개발을 위해 유전체 자료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으며, 최근 미국 하버드대 면역학자인 웨인 마라스코 박사가 메르스를 막을 항체를 발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진원생명과학이 관계사인 이노비오와 DNA 메르스 백신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해외 백신전문매체에 따르면 이노비오는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백신의 내약성과 안전성, 면역성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신 개발에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씩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초기 개발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과거 수막염균 백신은 백신 후보 물질을 도출한 이후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데에만 6년 이상이 걸렸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백신을 개발하려는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메르스는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감염자가 적어 경제성이 떨어지는 데다 백신이 개발될 무렵에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로 합병된 미국 제약사 카이론은 메르스와 유사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크게 유행할 무렵 백신 개발에 나서 동물시험까지 거쳤지만, 임상시험을 앞두고 사스가 통제되면서 그간의 개발 노력이 수포가 되기도 했다.
김 이사장도 "신약이나 백신개발에는 적어도 10~15년의 기간과 1조원의 비용이 드는데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돈 되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공공부문에서 (백신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