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출신 국회의장도 시행령이 법률을 하극상하고 있다고 표현
- 영국과 미국도 입법부가 행정입법 통제 중, 국정마비 없어
- 4대강, 세월호, 누리과정.. 모두 시행령이 법 무력화한 사례
- 두 번의 여야 합의, 청와대 오더로 다 뒤집혀.. 자판기 거부 결단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
정부의 행정 입법에 대한 수정권을 국회에 부여한 국회법 개정안. 이로 인한 파문이 지금 심상치 않습니다. 박 대통령은 개정 국회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지금 여권 내부 파열음에 여야 갈등, 나아가서 입법부와 행정부의 파워게임까지 나타날 조짐인데요. 여야 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춘석 의원과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 이춘석>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먼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 내용이 뭔지 간단히 좀 짚어주실까요?
◆ 이춘석> 지금까지 시행령이 우리 국회가 정한 법률의 범위를 벗어난 부분이 많았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지금까지는 이러이러한 부분이 잘못됐다 하는 통보의 권한만 우리 국회가 했었는데, 이번에는 이 시정 요구를 할 수 있고. 이 시정 요구를 받은 중앙행정기관은 이를 따르도록 하는 그런 규정으로 개정된 내용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법이 만들어지면 그거에 대해서 어떤 취지나 내용이 합치가 안 될 경우에 수정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 ,이렇게 개정이 된 거네요.
◆ 이춘석>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대통령은 이 개정 국회법에 대해서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는데, 국정이 마비되고 정부가 무력화될 것이다, 이런 이유입니다. 어떤 입장이신가요?
◆ 이춘석> 저는 대통령이 기본 인식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헌법을 보면 우리나라는 법치주의를 취하고 있거든요. 시행령이라는 것은 하늘에서 떨어진 권리가 아닙니다. 헌법 75조를 보면 법률에서 위임한 상황과 법률에서 집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항을 시행령으로 만들 것을 규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이 법률의 취지와 임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시행령이 많았어요. 어떤 시행령은 더 나아가서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대표적인 예가 4대강 사업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 국가재정법의 시행령을 바꿔서 4대강에 21조원의 혈세를 쏟아 붓는 근거가 되어서, 당시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것은 법률이 아니라 대통령이 마음대로 바꾼 시행령이었어요. 이 법을 제가 대표발의를 했는데. 이 근거가 되는 걸 보면, 미국이나 영국 두 나라의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이 입법부가 행정부의 자의적인 시각을 방지하는 통제권을 다 가지고 있거든요. 대통령 말씀대로 그렇다면 이런 영국과 미국 같은 나라가 국정마비와 혼란으로 이미 망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대통령께서 이런 인식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아요. 시행령은 내 것이니까 건들지 말라라는 뜻이라면, 이는 법치주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거고 삼권분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인식을 가지고 계신 거 아닌가라는 우려가 큽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이제 법을 만들면 법안에 모든 내용을 다 담지는 못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게 되는 시행령이라는 것을 만드는데. 이 시행령이 모법이 규정하는 것 이상을 담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이러한 것을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그런 법개정이라는 말씀인 거죠?
◆ 이춘석>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박 대통령의 지적은 또, 과거 국회에서도 이런 개정안과 동일한 내용이 있었는데 위헌 소지가 높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않은 전례도 있다, 이렇게 반박을 하고 있거든요.
◆ 이춘석> 제가 그걸 다 확인을 해 봤거든요. 국회 사무처가 어제 다행히 해명을 했더라고요. 국회 운영위 내에서 치른 운영제도 개선 소위원회에서 이 행정입법 개정 요구에 관한 국회법 개정안을 논의한 적이 있어요, 예전에. 당시 의원 중에 한 분이 위헌 문제를 제기했었어요, 지금 박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그래서 계속하기로 넘어갔을 뿐 부결시키거나 한 것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이번 국회 논의에서도 그런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우리 김진태 의원이나 김도읍 의원이 얘기를 했는데, 이 토론과 설득의 과정을 거쳐서 표결을 거쳐서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번 국회법 개정안의 의미는 국회가 불안하게 정부의 행정의 보고를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법률의 위임을 벗어난 행정입법을 합리적 범위 내에서 수정함으로써 국회의 입법권을 보장하려는 것이었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청와대가 저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위원회 크기로 따지자고 하면 시행령이 상위법을 무력화시키는 상황이 오히려 더 큰 위헌적 요소가 있거든요. 그래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새누리당 출신이지 않습니까? 국회의장께서도 시행령이 법률을 하극상하고 있다고 표현을 하면서 개정을 정식으로 제출했다는 점도 알아야 할 것이고, 다른 새누리당 의원도 이와 유사한 법률들을 현재 많이 내고 있는 상태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국회의장도 거기에 공감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그렇게 시행령이 모법을 무력화시키는 경우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었나요?
◆ 이춘석> 제가 방금 말씀 드렸다시피 4대강 사업을 실시한 부분이 있었고요. 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도 법률에서 위임한 근거를 훨씬 넘어서 사실은 조직을 강화시키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도 영유아법 시행령을 고쳐서 그것을 지방교육청이 부담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세월호법 시행령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모법을 무력화했다는 말씀이신가요?
◆ 이춘석> 지금 조직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조직제1과장이라는 자리가 있는데 거기에서 조사 권한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사무처의 조직과 운영에 관해서는 위원회의 규칙으로 정하고 있도록 돼 있는데, 이건 위원회의 규칙으로 정하지 않고 대통령 시행령으로 정해서 사실은 대부분의 경우를 조사1과장의 권한을 (정부 파견 공무원에게) 넘긴 부분이 있고요. 또 이건 법률 개정사항이기는 하지만 시행시기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논란을 낳을 수 있는 규정이기 때문에, 이건 그런 부분들을 손을 대야겠다, 손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법보다 강한 시행령이 모법을 막고 있다는 이런 말씀인데. 그런데 무엇보다 핵심 문제는 정부 시행령인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 요구의 강제성 여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야 모두 해석이 다른 것 같은데요?
◆ 이춘석> 조해진 의원님이 그 부분을 말씀하시던데요. 조해진 의원님 말씀처럼 위헌 강제성이 없다고 하면 지금의 현안법과 전혀 다를 게 없거든요. 그러면 법안을 바꿀 필요가 없어요. 여야가 이 부분을 합의할 때는 행정입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합의를 했고요. 당연히 현행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으로 전제를 한 것입니다. 조금 전에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현행법은 정부의 통보대로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정부에 수정 요구 명령을 할 수 있게 하는 걸로 바꾸었고요. 요구라는 것이 대상자의 이행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안 따라도 된다는 것이 현행 요건이라면 그 요건이 필요가 없는 거죠. 그리고 실제로 다른 입법들을 봐도 이 부분에 강제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저는 맞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핵심 내용이 수정변경을 “통보할 수 있다”에서 “요구할 수 있다”로 변한 거고. 처리 계획과 결과를 “보고한다”에서 “처리하고 결과를 보고한다”, 이렇게 내용이 바뀐 거 아니에요?
◆ 이춘석>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일부 법학자들 경우에는 이게 강제적인 조항이 아니라 강조적 조항이다, 그러니까 국회법 내용을 강조한 표현이라고 이렇게 해석을 하고 있는데 이게 틀린 건가요?
◆ 이춘석> 그 부분은 강제조항이 맞다고 해석이 되고요. 그런데 저도 문제점 하나를 알고 있어요. 왜 그러냐면, 실제로 강제조항이지만 이를 받을 중앙행정기관에 그에 대해서 따르지 않았을 때 후속조치에 대한 규정들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후속조치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을 봐서 강제성을 담보할 수 없다라는 표현을 쓰면 괜찮겠지만, 그 조항 자체가 강제성이 있는 규정이 아니라 임의 규정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법률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렇게 말씀하시면 국회가 시행령을 수정요청을 하면 정부가 수정해야 한다는 말씀 아니에요?
◆ 이춘석>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렇게 되면 위헌성을 제기한 헌법학자들은 대통령이 300명이나 되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지적도 있어요. 국회의원 숫자만큼.
◆ 이춘석> 그것은 제가 조금 전에 말씀을 드렸다시피, 그러면 영국이라든가 미국, 독일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300명이 아니라 국회의원수가 500명도 넘거든요. 그러면 그런 데는 500명이라는 겁니다. 그것은 이 상황을 확대 해석해서 나올 수 있는 부작용만을 강조한 표현이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따라서 그런 문제는 없을 것이다?
◆ 이춘석> 네. 그리고 사실은 절차적으로 보면 저희 야당이 문제제기 했다고 해서 시행령에 대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각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로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 국회의 상황은 현실상으로는 모든 상임위가 새누리당이 다수당이에요. 새누리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발생할 부분이 없고요. 그리고 지금 저희가 요구권이 없이 통보권만을 가지고 있는데요. 작년에 환노위의 경우를 제가 살펴봤어요. 그런데 국회 행정입법 검토 의견을 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내니까 환경부는 총 27건 중에서 22건을 수용했고요. 고용노동부는 10건의 지역상을 다 수용했어요. 지금도 저희가 연금에 문제가 있다라고 통보를 하는 경우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따르거든요. 그런데 단 하나. 정치적 쟁점이 있는 사안들. 예를 들자면 대통령이 죽어도 해야 한다는 4대강 사업이나, 대통령이 죽어도 못한다는 세월호 진상특별법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안 따르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번 개정법에 의하더라도 이런 이러한 규정들까지도 다 고칠 수 있겠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말씀하신 대로 정부의 시행령 수정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 상임위별로 여야 협상을 통해서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 아닙니까?
◆ 이춘석> 그렇습니다.
◇ 박재홍> 지금은 국회가 수정요구를 해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시각도 있어요. 말씀하신 대로.
◆ 이춘석> 그렇습니다. 여야가 합의가 되지 않으면 합의도 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는 시행령 요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같은 상황을 보면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고 국민적 요구가 큰 사안들이 있습니다. 어느 누가 봐도 이 부분은 명백히 시행령이 상위법을 침범했다라고 보는 것들이에요. 지금 저희가 판단하는 세월호법 시행령이라든가 누리과정 시행령 이런 부분들은 우리 국민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특히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 의원들도 무조건 그 부분을 반대할 수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저는 이 자체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한 단계 더 나갔다, 우리 국회의 입법권을 한 단계 더 보장하는 법이다 정도의 의미로 해석을 합니다.
◇ 박재홍> 그래서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함부로 수정안 요구도 할 수 없지 않습니까?
◆ 이춘석>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런 사실을 새누리당 의원들도 알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렇게 국회법 개정안에 크게 반대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이춘석> 저는 새누리당 내의 일정 부분에 갈등 구조가 있다고 보고요. 또 대통령의 의견을 충실히 따르는 사람. 우리 국회가 가지고 있는 입법권에 충분히 따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누누히 얘기를 하지만, 우리 국회가 제대로 국민의 대표가 되려고 하면 청와대의 오더를 받는 자판기가 되서는 안 된다, 독립적으로 판단해서 우리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새누리당이 결단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국민들 보기에는 공무원연금개혁안 때도 그랬고, 이번 여야 합의안도 그랬고. 여야가 합의만 하면 청와대가 반박을 하고, 또 여야가 서로 다르다 이렇게 해명하고 있는 상황 아니에요?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가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아요.
◆ 이춘석> 저도 지금 두 번의 협상을 했는데요. 두 번의 협상 결과가 청와대 오더로 다 뒤집혔어요. 만일에 이번에 저희가 한 협상의 내용도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해서 된다고 하면 저희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하는 게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컷 노력해서 저희가 갈등구조를 넘고 어떤 사안을 합의를 했는데, 청와대가 그거 안 된다라고 말 한마디하면 다시 그 결과가 뒤집힌다고 하면, 저는 대한민국 국회가 없어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삼권분립 국가가 아니라 청와대와 행정부와 사법부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 것이지, 우리 입법부의 권한을 다 무시하게 된다고 하면 국회가 뭐가 필요하다는 겁니까? 저는 필요성의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입니다.
◇ 박재홍> 국회를 인정해달라 이런 말씀이군요.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춘석>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수석부대표죠. 이춘석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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