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망에 3차 감염까지…언제 어디서든 감염 우려

가히 '메르스 공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발생 13일 만에 2명이 숨지고 3차 감염 환자가 2명이나 발생했으며 확진 환자가 18명에서 25명으로 급증했다. 광주에서도 감염 의심환자가 나타났다.

1일 저녁 사망한 50대 여성은 최초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음에도 뒤늦게 격리되는 등 보건당국의 통제 밖에 있다가 사망했으며, 두 번째 사망자도 애초 보건당국의 자가 격리대상에서 빠졌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조치된 분이다.

새로 추가된 환자 6명 중에 3차 감염자 두 명이 나왔는데 병원에서 2차 감염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이다.

2차 감염자가 정부의 격리대상에서 빠져 있던 때 병원에서 접촉한 것이다. 정부의 초기 대응 부실에 따른 3차 감염자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3차 감염은 대형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언제, 어디서든 감염될 우려가 있다. 통제 수준을 벗어날지 모른다.

국민 각자가 자신의 안위와 건강을 보건 당국에 맡기지 말고 스스로 주의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그래서 총체적 무능이 부른 참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들은 세월호 참사 때 당국의 총체적 무능이 부른 참사였다고 지적했는데 이번 메르스 사태 또한 정부와 의료계가 부른 총체적 부실 대응, 무능이 아니라고 변명할 수 없게 생겼다.

첫 환자 발생 이후에도 안이하고 허술하게 대응했다가 확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뒤늦게(1일 오후) 격리 대상자를 680여명으로 확대했다.

현재 중국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확진환자 김모(44) 씨는 "출국 전, 메르스 감염이 의심된다며 검진을 요청했지만 당국의 조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홍콩으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달 21일, 집 근처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아버지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자신도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며 "보건소 치료가 가능하냐"고 묻자 담당 직원으로부터 "서울로 가라는 답변만 들었다"는 것이다.

현재 김 씨는 호흡곤란 증세를 겪고 있는 등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당국은 이 남성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홍콩에 입국한 한국인을 격리대상자라며 한국 정부에 알렸으나 우리 보건당국이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바람에 입국했다가 다시 홍콩에 들어가 격리조치됐다.

◇ 안일하고 허술한 정부 초기 대응…더 확산된다면 한국경제에도 직격탄

박 대통령도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메르스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며 부실 대응을 인정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메르스 확산이라는 재앙 수준의 재난에 대해서도 정부의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고 허술한 초기 대응이었다.

청와대도, 집권당인 여당도 1일의 메르스 관련 발언과 대응을 보면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그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총리실이나 청와대에 메르스 특별대책팀을 꾸리고 인력 증원과 장비를 총동원하겠다는 등의 메르스 차단 대책 발표는 없었다. 무능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맡겨놓은 그대로다.

대신 개정 국회법을 둘러싸고 사활을 거는 듯한 입장과 발언을 쏟아냈다.


전염병이라는 국가적 위기에 한목소리로 대처해야 할 상황임에도 청와대와 여야는 날선 대결만 벌였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총체적인 위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여론 주도층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송호근 서울대 교수 등 중도 보수적인 학자들이 이런 의견을 많이 내고 있다.

메르스는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개연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3%로 하향 조정된 경제성장률이 자칫 2% 대로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메르스가 이쯤에서 차단되지 않고 더 확산된다면 한국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행업계와 항공업계, 건설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메르스 위험국'이라거나 '여행금지국가'로 판정을 받으면 경제적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신종 플루가 창궐했을 때도 내수가 위축됐으며 중국과 홍콩도 사스 때문에 성장률이 둔화되기도 했다.

하반기 한국 경제에 메르스 전염 주의보가 발령됐다고 해야 할 것이다.

또 수출이 6년 만에 11%나 급감하는 등 두 자릿수로 추락했으며 대미 수출에서만 7.1%나 빠졌다.

그리고 지난 1분기 저축은행의 가계부채 대출은 11조원으로 역대 최대로 증가했으며 제1 금융권의 가계부채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와 저성장·저물가가 최대 금융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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