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1일 "혁신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겠다", "저부터 내려놓고자 한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내년 총선 불출마 카드는 혁신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지난 7.30재보선에 공천을 신청했을 정도로 여의도 입성에 대한 욕심이 없지 않았지만, 당 혁신의 성공을 위해 배수진을 친 셈이다.
자신의 기득권을 먼저 포기하면서 당 혁신 과정에서 나올수 있는 저항이나 반발을 무마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위원장은 경기도 교육감을 지냈지만 원외 인사여서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그런 만큼 고질적인 당내 계파싸움 속에서 당 혁신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전망도 많았다.
실제로 지난 2008년이후 7번의 혁신위가 출범해 혁신안을 내놨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창고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번 불출마 선언은 신중한 행보를 거듭하던 김 위원장이 '칼집에 숨겨진 칼날을 엿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혁신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어서 높이 평가한다"며 "혁신을 위해선 자신의 살을 도려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핵심 당직자는 "김 위원장이 이렇게 까지 강한 메시지를 던질지는 다소 예상 밖이다"라며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평가했다.
또 김 위원장이 전체 11명(위원장 포함)의 혁신위 위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6명을 외부 인사로 선임하기도 한 점도 강한 개혁의 의지로 읽힌다.
더군다나 내부인사 4명 가운데 현역 위원은 한명 뿐이어서 현역 의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지를 좁혀 놓은 것도 의미있다는 평가다.
혁신위 안에서의 계파별 지분나누기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적 쇄신을 위한 공천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도부를 향해 "문재인 대표님을 비롯한 최고위원님들,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반문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우선 의정활동을 평가해 일정 비율의 의원을 탈락시키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서민·중산층을 표방하는 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고 정책을 개발했는지 등이 중요한 지표가 될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측에서는 일부 친노(친 노무현)계 원로나 비례대표 의원 몇명이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이미 "저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문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강제로 할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적절한 때가 되면 일부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거취를 대승적으로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