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 환자가 1일 새벽 3명 늘어 18명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국내 첫 감염자 A씨(68세)와 접촉한 P씨(40), Q씨(45), 여성 R(76)씨 등 3명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2차 감염자로, 보건당국의 첫 환자가 격리 대상자에서 빠져 있다가 역학조사에서 감염 사실이 밝혀졌다.
메르스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환자 2명은 폐렴과 패혈증으로 위독한 상태이며 다른 환자 3명도 상태가 불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에서도 의심환자가 격리조치에 들어가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와 병원 측의 필사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확산이냐, 진정이냐의 갈림길에 놓였다.
첫 환자 발생 이후 최대 잠복기 2주일이 이번 주다.
이번주 안에 추가 발병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진정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추가 메르스 확진 환자가 계속 나오거나 3차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메르스 공포가 한국을 휘감아버릴 것이다.
초기 대응 과정에서 방역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3차 감염이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조짐을 보이고 있고, 건설업계와 식음료업계 등 한국 경제가 큰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기에 이번 한 주가 메르스 확산 여부의 중대 분수령이다.
만약 한국이 '여행금지 국가' 지정된다면 메르스는 전염병 정도를 넘어 국가적 재앙이 된다.
메르스가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경제를 집어삼켜버릴 수도 있는 악재 중의 악재로 국가 위기를 부를 수 있다.
메르스에 대처한 정부와 병원들의 대응을 보면 전염병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르스 환자 13명에 대한 초기 격리도 없었으며 첫 의심환자의 신고를 묵살했다.
첫 의심환자(68세)는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동네 병원 세 군데를 돌고 난 뒤 17일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 고열과 기침이라는 메르스 증세를 호소했음에도 ‘바레인은 발병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격리하지 않았다.
종합병원에 입원한 지난달 18일부터 19일까지의 이틀 동안, 그러니까 36시간이라는 메르스 확산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렸다.
중동을 방문해 감염된 이 환자가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면서 메르스를 퍼트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국의 초동 대응이 허술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환자의 딸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아들(41)이 환자인 아버지 문병 사실도 몰랐고, 이 40대 남자가 열흘 넘게 직장에 출근하고 홍콩과 중국을 여행하도록 했다.
특히 환자인 딸이 보건 당국에 몸에 열이 난다며 격리를 요청했음에도 별 일 아니라며 집으로 돌려보내기까지 했다.
이 종합병원을 통해 감염된 사람만 12명이나 되는데 초기 대응만 잘 했어도 2~3명에 그칠 메르스 환자가 18명으로 증가했고, 추가 환자와 사망자가 생길 위험 국가가 됐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정부와 의료계를 믿어 달라”며 국민에게 사과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혼신의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국가 방역체계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메르스 발생 2주가 지나도록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고집하고 있다.
재난급 전염병 메르스를 문형표 복지부 장관에 맡길 단계는 지났다.
메르스 전염병에 대한 국가방역체계가 무너져 국민이 메르스 공포를 체감하기 시작한 만큼 정부의 최고 책임자인 박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박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관계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주목한다.
혹시 구멍뚫인 방역체계를 개편하겠다거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전 국민적인 협조와 대응을 요구할 수 있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유감 표명이 나올 수도 있는데 지켜봐야 한다.
박 대통령은 특히 시행형 수정권을 입법화한 국회에 대해 비판을 할 개연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사안 못지않게 메르스 공포를 다스릴 입장을 내고 전면에 서서 전염병 확산을 막아야 할 상황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르스 확산을 막을 적극적인 대책 요구와 함께 국민의 협조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