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쏠리는 1부 리그는 대기업 몫으로 할당된 단 두 곳이다. 호텔신라-현대산업 합작법인, 현대백화점-중소중견기업 합작법인, 롯데면세점, 신세계그룹,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이랜드그룹까지 7개 기업이 뛰어들었다.
경쟁률뿐 아니라 오너가의 피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라는 것이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은 전면에서 사업을 챙기고 있다.
특히 이부진 회장의 경우 현대산업개발 측에 합작을 먼저 제안할 정도로 공격 수위를 높인 게 화제가 됐다. 호텔신라의 면세점 매출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게 그 배경으로 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과점 논란 속에서 대놓고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올해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특허가 만료되는 만큼 면세사업 유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 드러나는 활동은 자제하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면세점 입찰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관련 부서에 인원이 보충되는 등 면세점 입찰을 위해 자원 투자가 집중된 상황이라, 실패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쟁쟁한 후보들이 오너의 의지를 바탕으로 경쟁을 벌이다보니,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관세청이 평가지표로 마련한 투자촉진안 등은 운영인의 경영능력과 투자능력', '동반 성장'을 주로 보고 있는데 후보들은 여기에서 저마다의 강점을 갖고 있다.
예를들어 본점 명품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힌 신세계의 경우 경영능력과 투자능력이 강조되는 반면 중소기업과 합작법인을 만든 현대백화점은 동반성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식이다.
후보들은 그외 평가 세부항목을 일일이 따지면서 나름대로 꼼꼼하게 계획을 밝히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변별력 있는 관세청의 평가가 가능할 것인가", "결국 어디에 비중을 두는지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2부 리그라고 할 수 있는 중소·중견기업 몫인 한 곳을 놓고도 유진기업, 그랜드관광호텔, 파라다이스 그룹, 하나투어, 한국패션협회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