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 한국인 메르스 '확진'에 홍콩시민들 '비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 증상을 띤 채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출국했던 J(44)씨가 2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J씨의 이동경로에 포함된 홍콩 현지 시민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국내에서 J씨와 같은 항공편을 이용해 홍콩으로 온 한 홍콩 여성은 자신의 감염 여부 확인을 요청하며 다급히 병원을 찾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 중년 여성이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온몸을 가린 채 앰뷸런스에 실려 프린세스 마거릿 병원의 감염질병센터에 도착했다.

이 여성은 지난 26일 국내에서 J씨가 탄 홍콩행 아시아나 항공편을 통해 홍콩에 들어왔으며, 메르스 의심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여성의 메르스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J씨가 홍콩에서 중국 광둥으로 이동할 때 탄 버스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이 버스에는 J씨를 비롯해 10명 가량의 승객이 탑승했지만, 이들의 신원 및 행방을 확인할 방도가 없어 추적 관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해당 버스 소속 운수회사 관계자는 "비행기와 달리 버스표를 판매할 때는 승객들의 개인정보를 따로 파악하는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해당 버스 내부 살균 등의 방역 처리와 당시 운전을 했던 운전기사 등에 대한 자택 격리 조치를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홍콩과 중국에서는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도 나오는 상태다.

홍콩대 미생물학 전문가 호팍릉 교수는 "한국 정부의 일관성 없는 대처가 현지의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국내에서 발생한 세 번째 환자이자 J씨의 부친인 C씨의 확진 판정 일시에 대해 홍콩 위생당국과 국제보건기구(WHO)에 서로 다른 정보가 제공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호 교수는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려면 전적으로 한국 정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정보가 부정확하면 접촉자 추적도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홍콩이 열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 발현을 신속히 관찰 및 진단할 수 있는 공중보건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홍콩 내에서의 광범위한 메르스 확산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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