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28일, "우리 경제에 미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2분기의 경기 흐름이 앞으로 회복세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오는 2분기에는 4분기 연속으로 이어진 0%대 저성장을 끊고 경제가 1%대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 기대에 못미치는 4월 실적
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4월 산업활동동향은 우리 경제가 경제 수장들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은 서비스업에서는 지난 3월보다 0.5% 소폭 증가했지만, 광공업을 비롯한 광공업에서 생산이 1.2%나 감소했다.
중국의 성장세와 엔저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고전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손꼽힌다. 실제로 기업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상황을 뜻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이달들어 75로 한달만에 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에따라,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3% 줄어들며 지난 3월 이후 두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여기에 설비투자도 전월대비 0.8% 감소했고, 건설기성도 2.6% 하락하는 등 투자도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소매판매가 전달에 비해 1.6% 증가해, 소비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4.9% 증가에 그친 것으로 세월호 사고로 인한 기저효과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등세가 약하다는 분석이다.
정리해보면 최근 우리나라 경기 흐름은 소비의 점진적 회복세와 이에따른 서비업 중심의 내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반면, 제조업 중심의 수출이 부진한 모습이다.
◇ 수출 불확실성이 문제... "당분간 비슷한 상황 이어질 것"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성태 연구위원은 "내수와 수출이 동반 성장해야 하는데 이런 상태라면 성장세 자체가 견조할 수 없다"며 "수출에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4월과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부터는 경제사정이 좀 나아지지 않겠냐는 기대와는 동떨어진 분석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아예 “전반적으로 경기가 하방으로 떨어지는 추세"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정확히 보고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달에는 5월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된다. 이달에도 경기 사정이 크게 나아질만한 계기가 없어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기대치보다는 낮은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에따라 다음달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 여부가 주목된다. 아울러, 정부 경제팀이 다음달 말쯤에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도 추가경정 예산 등 보다 적극적인 경기대응 대책이 담길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