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환자가 경기도 B 병원을 거쳐 서울 A 병원에 왔다가 메르스 확진이 나서 지정 격리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A 병원 ICU(집중 치료실)가 폐쇄되었다고 하니 혹여나 병원 근처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A 병원 근처에서 일하는 박씨는 공포스러웠다.
박씨는 "집에 가는 길에 마스크라도 사가야 할 지 걱정이다. 아이 때문에 감기에 걸린 남편과도 따로 자는데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신종바이러스 질환인 메르스 (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또 늘면서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메르스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메시지 대부분에는 첫 번째 환자 등이 거친 병원의 지역과 이름이 명시돼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한 내용도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염이 굉장히 잘 되고 치사율이 무려 40%며, 백신이 없고 치료법도 없다. 접촉만으로도 감염된다'는 것.
특히 '해외에서 우리나라 긴급 재난 1호 상황이라고 실시간 뉴스가 뜨고 있다. 에볼라나 사스보다 심각할 것이라 예상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메시지에 나온 병원에 갔다온 임모(43)씨는 "모르고 있었는데 나도 감염 되었는지 의심하게 되는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받아본 시민들은 또 다른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괴담의 진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모(28·여)씨는 "치사율이 40%고 접촉만으로 전염된다니, 겁주려는 괴담이 아닌지도 의심된다"면서 "진짜 사실 관계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A 병원 측은 6번째 환자가 메르스 확진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곧바로 국가지정병원으로 옮겼다고 확인했다.
"감염 환자가 입원했던 중환자실은 소독하고 비어 있는 상태며, 의료진도 모두 격리 조치 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A 병원은 응급실, ICU 등 모든 병실을 정상 운영 중이다.
A 병원 측 관계자는 "전염병이라 조심하는 것은 좋지만,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면서 더욱 혼란을 주고 있는 상태"라며 "치사율이 40%까지 간다는 이야기도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질병본부 관리 측은 병원의 이름을 공개하면 다른 환자들에게도 공포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실명 공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메르스 관련 SNS 메시지의 상당 부분은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질병본부 관계자는 "접촉만으로 감염된다거나 외식을 되도록 하지 말고 양치도 밖에서 하면 안된다는 등의 소문은 제대로 된 정보와 거리가 멀다"면서 "해외에서 우리나라가 긴급재난 1호 상황이라는 뉴스가 뜬다고하는데 이것도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초기 신종 감염병인 경우 전체 감염자 파악이 되지 않고 중증위주로 발견돼 치사율이 높게 나타날 수는 있지만 공식적으론 약 20%다. 이보단 낮아질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까지는 에볼라나 사스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예상은 지나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