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있는지 몰랐던 정부… 美가 가져오면 검역 못해

■ 방송 : CBS라디오 [하근찬의 아침뉴스] (5월 29일)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하근찬 앵커

<헤드라인>

1. 공무원 연금 개혁안이 진통 끝에 오늘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 했습니다.

2. 미군의 탄저균 반입 논란이 확산되자 주한미군 주둔군 지위협정 즉 '소파협정'을 개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3. 중국으로 출국한 국내 메르스 의심환자의 확진판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3차 감염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4.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용인 아파트 분양권 매입은 이완구 전 총리의 성남 땅 매입 논란과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5. 올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국내시장 금리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6. 폭염의 고비는 넘긴 가운데 서울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등 오늘까지 무더위는 계속되겠습니다.

7.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전교조의 운명이 재판을 통해 원점에서 가려지게 됐습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국회 본회의 처리>

29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석 246인, 찬성 233인, 기권 13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법안 발의 7개월 만에,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여야협상이 진통을 거듭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결국 예정된 일정을 하루 늦춘 오늘 새벽 입법이 완료됐습니다.

장관순 기잡니다.

= 여야의 극적 합의로, 지난해 10월 법안이 발의된 지 7개월만인 오늘 새벽,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재석 246인 중 찬성 233인 기권 13인으로써 공무원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가결"

법안은 당초 지난 6일 처리될 예정이었지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문제로 여야 간 마찰이 생기면서 무산된 바 있습니다.

그동안 여야의 협상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소득대체율 문제가 봉합된 뒤, 문형표 복지부장관의 거취 문제가 불거졌고, 그 다음에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의 개정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어제 본회의도 계속 지연되면서 '처리무산' 사태의 재발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여야는 자정 직전 회기연장을 의결한 뒤 심야협상에서 마침내 최종 타결을 이뤘습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원만한 타협의 정치로 국가적 과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새누리당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권한을 인정하는 내용의 법 개정에 합의한 점에 따라, 삼권분립 위배로 간주하는 청와대와 갈등할 여지가 있습니다.

본회의에서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독립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각종 민생법안 등 60여개 안건도 함께 처리됐습니다.

<황교안, 부동산 투기 의혹>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사진=박종민 기자)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경기 용인시의 고급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한 것은 결국 장모 이름을 빌린 '부동산 투기'가 됐다는 지적입니다.

공교롭게도 이완구 전 총리가 논란을 불러일으킨 성남 땅 매입과정과 패턴이 똑같습니다.

정영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황교안 후보자의 부인은 지난 1999년 9월 투기과열지구인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의 210㎡짜리 아파트 분양권을 어미니로부터 증여받았습니다.

황 후보자는 "장인·장모를 가까이서 모시기 위해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황 후보자의 장모는 같은 동의 다른 아파트 분양권도 비슷한 시기에 매입했습니다.

하지만 황 후보자는 13년째 이 아파트를 전세를 주고 실제 거주하지 않고 않습니다.

이런 매입과정은 투기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이완구 전 총리와 판박입니다.

이 전 총리의 부인 역시 이 전 총리의 장인·장모가 매입한 경기도 성남 땅을 증여받은 후 다시 아들에게 증여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애초 장인의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매입한 땅이지만 장인이 병원에 입원하면서 무산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장인 장모를 통해 우회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부동산 투기 비판을 비켜가려는 꼼수라는 지적입니다.

<중국 출국자 메르스 확진 가능성>

▶ 중국으로 출국한 국내 메르스 의심 환자가 현지에서도 고열 증세를 보이고 있어, 확진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럴 경우 그동안 우려돼온 '3차 감염' 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중국에서 격리 치료중인 국내 메르스 의심환자, H 씨의 감염 여부가 오전 중 판명날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중국 당국이 어제 저녁 H씨의 검체를 광둥성에서 베이징으로 옮기고 있다며, 오늘 아침 확진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습니다.

H씨는 최초 환자인 A씨와 지난 16일 2인실 병실에서 4시간가량 함께 있던 사실이 어제 뒤늦게 드러났지만, 이미 지난 26일 중국 출장길에 오른 뒤였습니다.

당시 문제의 병실에 같이 있던 H씨의 아버지 C씨나 누나 D씨 등이 모조리 감염된 점에 미뤄볼 때 H씨의 감염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H씨는 중국에 도착한 뒤에도 열이 심하게 나는 바람에 일은 보지 못한 채 숙소에 계속 누워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씨는 출국하기 전 들른 응급실에서도 이미 38도 넘는 고열을 보였지만, 의료진 만류에도 중국으로 출국했습니다.

만약 H씨가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보건당국의 방역체제는 사실상 '혼돈'을 맞게 됩니다.

H씨가 A씨와 접촉한지 열흘이 넘도록 또 발열 증상을 보인 이후로도 일주일 넘게 별도의 격리나 관찰 없이 방치되면서, 접촉 인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H씨의 2차 감염이 확정될 경우 그간 우려돼온 3차 감염은 사실상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이미 H씨의 아내를 비롯해 H씨가 들른 병원 의료진 10명, 또 H씨가 탄 항공편 승무원 가운데 3명이 격리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당국은 근접 탑승객 28명을 파악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H씨가 다니는 회사 직원 180명을 상대로도 접촉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H씨가 탔던 항공편 탑승자가 160명이 넘는데다, 불특정 다수가 밀집한 공항에서 접촉한 사람도 적지 않을 만큼, 중국에 메르스가 번졌을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미군물자 검역 못하는 韓, 탄저균 들어와도 '속수무책'>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진=황진환 기자)
▶ 미군이 살아있는 탄저균을 국내에 들여왔지만 우리 정부는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미군이 위험 물질을 국내에 들여오더라도 우리 정부가 검역할 권한이 없기 때문인데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 즉 소파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주한미군이 오산공군기지에 보관 중이던 병원균 샘플이 살아있는 탄저균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폐기처분 한 것은 이틀 전.

이 탄저균이 미국으로부터 배달된 시점은 이보다 훨씬 전으로 추정되지만 미군은 정확한 일시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정부는 미군이 탄저균을 폐기처분한 뒤에야 미군의 통보로 관련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국방부 관계자입니다.

"미측으로부터 관련 정보는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있는지는 확인을 해봐야 한다"

비록 실수이긴 하지만 이처럼 살아있는 탄저균이 아무런 제지 없이 국내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미군 물자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검역할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미간 맺은 소파협정에는 '미군에 탁송된 군사화물' 등에 대해서는 세관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미군이 탄저균을 비밀리에 국내에 들여오기로 마음먹을 경우에는 속수무책인 셈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 소파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하주희 변호사입니다.

"소파 협정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 사전통보를 하도록 하는 것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는 소파협정과는 관련이 없는 단순 실수라며 오히려 미군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미 기준금리 인상 '기정사실화'… 국내 금리 들썩>

(사진=스마트이미지)
▶ 올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국내 시장 금리가 벌써 들썩이고 있습니다.

정부 산하 금융기관인 주택금융공사는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씩이나 대출금리를 올렸습니다.

보도에 신동진 기잡니다.

= 시장금리에 주로 연동하는 은행들의 고정·혼합형 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시장 금리가 벌써 들썩이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산하 금융기관인 주택금융공사도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 보금자리론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내놓은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상품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2%대로 내려갔던 보금자리론 금리는 3%대로 치솟았습니다.

올해 대출금리 인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반기 대출금리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천백조원의 부채를 짊어진 가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식피아 시리즈, 건강기능식 "도움 줄 수 있습니다" 2등급, 얼마나 따기 쉬운가>

▶ 가짜 백수오 파문은 식약당국의 허술한 사후 관리도 한몫했지만 건강기능식품의 엉터리 인정부터가 문제였습니다.

김연지 기잡니다.

= 내츄럴엔도텍이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의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위해 식약처에 제출한 논문은 단 한 편.

미국 여성 29명에게 석 달 동안 백수오 추출물을 주고 안면 홍조가 개선됐는지 등을 '물어본' 임상시험 1건뿐입니다.

게다가 논문 저자에는 내츄럴엔도텍의 김재수 대표가 올라 있습니다.

백수오 추출물은 한 달 뒤 건강기능식품 생리기능활성화 2등급을 받습니다.

명승권 대한가정의학회 위원장입니다.

"기반연구자료 통해 추측할 수 있는. 명확히 입증도 아니고 아주 소수 연구대상이고 그 연구의 공동제자로 김재수 대표, 이해관계 개입했을 가능성, 배제 못한다."

이렇게 등급 기준, 판정부터 엉터리지만 식약처에 고시된 230여개의 건강기능성식품 가운데 무려 200여개가 기능성 2등급 제품입니다.

홍삼, 오메가 3, 유산균 등 소비자들이 즐겨먹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2등급 기준은 "어떤 건강상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 수준. 달리 말하면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식약처는 앞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재평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정기적인 재평가와 부작용 등 문제 발생 시 재평가 병행할 예정"

전문가들은 그러나 "재평가에 앞서 건강기능식품의 정의와 기준부터 재정비하고 건강기능식품도 의약품처럼 엄격하게 관리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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