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중국 당국이 전날 저녁 H씨의 검체를 광둥성에서 베이징으로 옮기고 있으며, 이날 아침 확진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H씨는 중국 보건당국의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으며 2차 '확진 판독'에서도 양성 판정이 나올 경우 메르스 환자로 확정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홍콩을 경유해 중국 본토에 도착한 H씨는 현지에서도 열이 심해 출장 업무를 정상 수행하지 못한 채 호텔 등에 누워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H씨는 세번째 환자인 C(76)씨의 아들이자 네번째 환자인 D(46)씨의 남동생으로, 지난 16일 최초환자인 A(68)씨와 C씨가 함께 4시간가량 머물렀던 2인실 병실에 누나 D씨와 같이 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당시 이 병실에 있던 사람은 모두 메르스에 감염됐고, H씨 역시 지난 19일부터 발열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H씨는 지난 22일과 25일 찾은 응급실에서도 각각 37.7℃와 38.6℃의 높은 체온을 보였지만, 의료진의 만류를 뿌리친 채 지난 26일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중국 CCTV는 전날 국가위생계획위원회를 인용해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한 한국인이 홍콩을 거쳐 광둥으로 입국했다'고 보도했으며, 질병관리본부측은 "이 사람이 H씨가 맞다"고 확인했다.
H씨는 중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의 격리 치료하에 유전자 진단 검사를 받았으며, 이날중 감염 여부가 판명날 것으로 예상된다.
H씨가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보건당국의 방역체제는 사실상 '혼돈'을 맞게 된다. A씨와의 접촉 이후로도 열흘 넘게 격리나 관찰 없이 방치되면서, 접촉 인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H씨의 '2차 감염'이 확정되면 그간 우려돼온 '3차 감염' 가능성도 초읽기에 들어가는 셈이다.
H씨는 발열 증상을 보인 19일 이후로도 일주일 넘게 정상 출근 및 평소 생활을 유지해왔고, 밀폐된 공간인 항공편과 공항에서도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왔다.
현재 H씨의 아내, H씨가 들른 병원 의료진 10명, 또 H씨가 탄 국적기 항공편 승무원 가운데 먼저 귀국한 3명은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당국은 또 '근접 탑승객' 28명을 파악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H씨가 다니는 부품회사 직원 180명을 상대로도 접촉 여부를 면밀 조사하고 있다.
H씨가 탄 항공편엔 승무원 8명과 내국인 80명 외에도 외국인 78명이 함께 타고 있었다. 중국 입장에선 H씨와 접촉한 탑승객이나 공항 이용객 등 가운데 '1차 감염자'가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13억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 명의 메르스 감염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은 유입 8일만에 환자가 7명으로 늘어 중동을 제외한 '최다 발생국'이 됐고, 그동안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2명, 말레이시아 1명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