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다는 것은 기존의 관행과 습관을 고치는 것으로부터 시작함을 의미하는데 새정치연합이 말로는 뭔가 달라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참석한 첫 자리여서 그런지 모처럼 화기애애한 27일 새정치연합의 최고위원회의는 혁신과 화합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주로 혁신, 혁신을 부르짖었으나 일부 최고위원이 화합을 외쳤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상곤 혁신위원장께서 혁신이라는 말을 열 번 이상 하셨고, 문재인 대표께서도 혁신위원회의 최종 목표는 총선과 대선 승리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쇄신과 혁신이 필요하지만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화합 없이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김상곤 위원장의 혁신이라는 단어를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그 말을 듣고 걱정하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없는가, 그 사람들은 또 다른 분열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혁신위원회 역할이 쇄신도 중요하지만 수습과 화합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득 위원은 "지도부에게는 보다 더 엄한 채찍을 주시고 또 아픔이 있는 분들에게는 좀 따뜻한 배려를 하는 이런 마음을 가지고 혁신과 쇄신을 이뤄주셨으면 하는 부탁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주승용 최고위원의 빈자리가 그립고,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가슴 아프다"면서 "우리 당의 단합과 화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동료애가 우선돼야 할 것이며 하나만 달라도 갈라지는 게 아니라 하나만 같아도 뭉쳐야 우리 당의 진보적 가치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 때부터 계파 청산에 대해 말씀드렸다"면서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공정하게 결정을 도출해 가는 과정이 계파 정치를 청산하고 정파 정치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최고위원들 입에서 화합과 통합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 자체가 참신할 정도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화합보다는 '죽여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정치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슨 일만 났다 하면 '절대 용납못해', '당장 사퇴', '자격미달이야', '물러나'라는 단어가 횡횡했다.
동료 의원들을 향해 서로 총질을 하며 죽이기에 앞장선 것이다.
그 때문에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하나만 달라도 적 또는 원수'로 취급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동료 의원들로부터 피눈물을 맛보는 당 지도부가 한둘이 아니었다.
손학규 전 대표도, 정세균 전 대표도,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도,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박영선 전 원내대표도 동료 의원들로부터 받은 폭언의 상처 때문에 가슴앓이를 했던 대표적이 정치인들이다.
그 중심에 계파 정치에 찌들고 운동권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의원들이 있었다.
지금의 최고위원회의 멤버들 중에도 여럿 있다.
한 중진 정치인은 "우리 당 내에는 '구밀복검'이나 '양두구육'과 같은 의원들이 꽤나 많다"고 말했다.
이 바람에 작금의 야당에는 정치적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물이 자랄 수 없는 토양이 됐고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 신세가 된 것이다.
김부겸 전 의원은 "혁신, 혁신하는데 혁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하나라도 비슷하거나 같으면 동지로 인식하는 동료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너 죽고 나 살기식 패권적 계파정치가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전제 아래 화합과 양보의 정치가 새정치연합의 미래를 담보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