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민정기·홍성담의 공통점은?

북서울미술관 '판화 시대를 담다' 전시 … 8월 23일까지

오윤·민정기·홍선웅·홍성담·김준권·박불똥 등 이 여섯 예술가의 공통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한국 판화가라는 점, 또 다른 하나는 이들 모두 시대를 자신의 작품에 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지난 '케테 콜비츠' 판화 전시에 이어 한국 작가들의 시대참여적인 미술을 선보이는 SeMA 판화 컬렉션 – 판화, 시대를 담다 전시를 개최 중이다.

전시 작품은 1980~90년대의 삶과 시대를 담은 것들로, 주로 해당 시기에 작가들이 직접 겪은 정치, 사회 현실을 내용으로 한다.

오윤, 민정기, 홍선웅, 홍성담, 김준권, 박불똥 등 여섯 작가들은 해방 이후 신식민지주의와 군사 독재 체제를 거친 한국사회 이면의 이미지들을 콜라주(collage)하거나 역사적인 사건을 이야기 구조의 판화 연작으로 제작하여 현실의 부조리함을 고발한다.

당시 작가들은 시대의 급박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판화를 매체로 선택했거나 회화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서 판화기법을 익혀 현실 사회에 적용했다.


이는 80년대 당시 정치상황 뿐 아니라 미술계 내부의 이미지/형상의 회복이라는 자생적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오윤, 춤, 1985, 27x22.5, 광목에 채색목판, 가나아트 이호재 기증, 2001년,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홍성담, 5월 새벽, 1988, 19.5x24.9cm, 목판,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민정기,한씨연대기, 1984, 48 x 44.5, 에칭, 작가 기증,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사진갤러리1에서는 민중미술의 대표작가 오윤(1946~1986), 6·25 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적인 주제와 80년대 제3세계 정치 상황을 동판과 석판으로 시대의 풍경을 담아낸 민정기(1949~),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을 오롯이 담아낸 홍성담(1955~)의 80년대 목판화로 전시를 구성하여 군사독재정권의 현실을 작품에 반영한 예술가들의 지식인으로서 시선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갤러리2에서는 19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사이 제작된 작품들로, 농민운동 지도자인 전봉준을 소재로 대동세상을 꿈꾸는 김준권(1956~)의 리놀륨판화(linoleum cut), 당대 정치, 사회 현실과 대중문화, 소비사회, 도시화 등 경제성장의 이면을 초현실적인 기법으로 풍자한 박불똥(1956~)의 리프로덕티브 오리지널(reproductive original)작품을 비롯하여 80년대 중후반 통일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그린 홍선웅(1952~)의 목판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술관 측은 "당시 작가들의 관심과 시대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면서 "이들이 펼친 새로운 미술운동은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사회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현실을 작품의 주제로 확장시킴으로서 오늘날 한국 동시대미술의 형성과정에 크게 기여한데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작품 중 1980~90년대에 제작된 한국작가들의 판화 작품들로 구성하였다.

8월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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