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휴일을 즐기는 인파로 가득한 동물원에서도 커다란 몸집에 특이한 혹이 달린 낙타는 유난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로 꼽힌다.
하지만 아이들이 찾는 낙타 우리 앞에서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시민들이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오모(36)씨는 "주말이라 아이가 오자고 해서 동물원에 왔지만, 요즘 신문 기사를 보면 불안해서 낙타 쪽은 아예 보지 않고 다른 동물만 보려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범인은 치사율이 40%나 된다는 전염병 메르스.
특히 박쥐가 원인동물인 메르스 바이러스가 낙타나 염소를 매개로 전염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동물원에 있는 낙타 우리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서울 광진구 어린이공원에서 만난 김진재(18)군도 "동아리 행사로 동물원에 왔지만, 학교에서 메르스에 대해 별다른 안내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동' 호흡기증후군이라는 이름처럼 아직 국내에서 사육 중인 동물중에는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없다고 설명한다.
어린이공원 김정희 수의사는 "아직까지 국내의 낙타나 염소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없다"며 "더구나 동물원은 매일 1회 이상 소독·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니 시민들께서는 안심하고 동물원을 찾으셔도 된다"고 밝혔다.
또 메르스 바이러스는 침이나 콧물 등으로 전염되는 비말·접촉 감염의 형태로 주로 전파되고, 공기로는 전염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동을 방문할 경우 낙타 농장에 방문하거나 멸균하지 않은 낙타유(乳) 등을 마시는 일은 삼가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