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文 "친노·비노 갈등 부끄럽다"

김무성·김한길·안철수·천정배에 '야유' 쏟아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친노(親盧·친노무현) 패권주의’라는 말이 당내에서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도식에선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42)씨가 유족 인사말을 통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날선 비판을 가했다.


◇文 “노무현 이름 앞에 두고 분열, 부끄럽다”

문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 헌화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서거 6주기인데 아직도 노 전 대통령에게 부끄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권교체를 하지 못한 것만으로도 통탄스러운 일인데 다시 친노·비노(非盧·비노무현), 노무현의 이름을 앞에 두고 분열하고 갈등하는 이런 모습들이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노 전 대통령께서 어떤 심정일까 싶다”며 “앞으로 당 대표를 하면서 당내에서 친노·비노 이런 계파 이야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4·29 재보선 참패 이후 극도의 혼란상을 빚고 있는 당내 상황을 감안한 듯 시종일관 ‘분열’ 문제를 거론했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떠나신 분들은 이제 놓아드리면 좋겠다”며 “그분들 이름을 말하면서 분열하지 말고, 그분들을 명예롭게 해드리는 것이 우리 남은 사람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물세례’, ‘노건호씨 비판’ 등 곤욕...천정배·안철수·김한길도 ‘야유’ 들어

6주기 추도식은 유족인 권양숙 여사, 장남 노건호씨, 새정치연합 한명숙·이해찬 의원 등 측근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새정치연합에선 문 대표를 비롯해 이종걸 원내대표, 김한길, 안철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대표가, 정부를 대표해선 청와대 정무특보를 맡고 있는 김재원 의원이 참석해 헌화했다.

축사를 맡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노 전 대통령님은 사람 사는 세상이 무엇보다도 평등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자신을 비롯한 4명의 여성 장관이 임명됐던 사례를 거론하며 ‘성평등’을 노무현정부가 실천했던 장점으로 거론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했으나, 시민들로부터 거센 야유와 함께 물세례를 받아야 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장남 노건호씨로부터 “NLL(서해북방한계선) 대화록을 공개해 국론분열을 일으켰다”며 “국민 생각 좀 하라”는 따가운 충고를 들어야 했다.

탈당해 광주서을에 출마, 당선된 천정배 의원과 문 대표를 겨냥해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하라”고 했던 김한길, 안철수 의원도 아유를 들었다.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문 대표를 향해선 이름을 연호하며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추도식에 참석한 일반 시민은 경찰 추산 약 2만5천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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