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웬만한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에쿠스 승용차를 타는 걸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기독 대학생들의 시각에는 에쿠스를 타는 게 그리 바람직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숭실대학교 기독인연합 춘계학술대회에서 나온 젊은 기독 대학생의 생각을 한번 들어보시죠.
이승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목사는 에쿠스를 타도 되는가?'
숭실대학교 기독인연합 춘계학술대회의 주제는 이처럼 다소 도발적입니다.
정치외교학과에 재학중인 황예지 씨는 발제를 통해 결론적으로 목사는 에쿠스를 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목사가 에쿠스를 타지 말아야 할 이유로 황 씨는 우선, 목사는 하나님의 청지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합니다.
[녹취] 황예지 / 정치외교학과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다해야하는 목회자가 자신의 유복한 생활에 익숙해져 능력과 재물에 의지하는 불의한 청지기가 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입니다."
황 씨는 이어 목사가 교인들의 삶과 단절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에쿠스를 타지 말아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에쿠스를 타는 것이 한 영혼을 실족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 목회자는 그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황예지 / 정치외교학과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필요조차 구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는 이 시대에 목회자가 에쿠스를 타는 것이 불필요한 자랑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러나 이와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하나님보다 돈에 더 의지하고자하는 맘몬주의는 안 되지만 부를 축적하려는 태도 자체를 비신앙적이거나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정당한 부의 축적은 하나님의 주신 지혜이기 때문에 에쿠스를 타는 것을 무조건 불의한 것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녹취] 최정훈 / 글로벌통상학과
"기독교 윤리적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수단을 활용하여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부자가 되고 나서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개인은 얼마든지 깨끗한 부자가 될 수 있다."
에쿠스를 타는 것에 대한 비판보다도 이런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 취재 채성수 영상 편집 정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