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박재상의 타격감 비결은 무엇일까.
20일 인천에서 열린 SK-한화전. 경기에 앞서 박재상이 더그아웃에 들어와 새 방망이 4개를 이리저리 만저가며 신중하게 고르고 있었다. 4개 모두 회사, 색상이 같은 제품이었다.
박재상은 몇 번 휘둘러보더니 선택을 보류했다. 주장 조동화의 검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박재상은 "방망이는 동화형이 골라줘야 한다. 방망이를 기가 막히게 고른다"고 말했다. 물론 "동화형이 '이 방망이로 30~40개는 칠 것'이라고 말했는데 2~3경기 만에 부러진 적도 있다"는 말처럼 100%는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징크스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결국 박재상은 지나가던 조동화를 불러세워 새로운 방망이 4개를 보여줬다. 조동화는 방망이를 두들겨보고, 휘둘러보면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4개의 방망이를 테스트했다. 그리고 방망이 1개를 척하고 고른 뒤 "이게 에이스"라면서 박재상에게 건냈다.
박재상도 조동화가 골라준 방망이를 연신 휘두르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박재상의 방망이를 골라준 조동화가 갑자기 취재진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방망이를 가장 못 고르는 선수가 누군지 아세요"라는 질문이었다.
정답은 박정권이었다. 지난해 3할1푼, 홈런 27개를 친 중심 타자를 꼽은 것은 다소 의외였다. 하지만 조동화는 "우리 팀에서 박정권이 방망이를 가장 못 고른다. 사인 배트로 써야하는 방망이로 경기를 치른다. 그런데도 잘 치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