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너진' 김광현, 자신과의 싸움에서 졌다

김광현. (자료사진=SK 와이번스)
SK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 14일 두산전에서 3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졌다. 3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은 2012년 9월7일 KIA전 2⅓이닝 7실점 이후 처음이었다. 수비 실책도 있었지만, 볼넷 때문에 조기 강판됐다.

SK 김용희 감독은 20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물론 마운드에서 타자와 상대하는 것이 첫 번째겠지만, 그 전에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면서 "실책 등 다른 요소들을 초월해야 한다.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날 기분이나 컨디션이 다르겠지만, 그런 것을 잘 극복해야 좋은 선수"라고 강조했다.

이날 선발로 예정된 김광현에 대한 질문에 내놓은 답이었다.

김광현은 현재 KBO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 아니 최고의 선발 투수 중 하나다. 기량 자체에는 부족함이 없다. 결국 타자와 승부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먼저 이겨야한다는 것이 김용희 감독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또 다시 무너졌다. 이번에도 제대로 맞은 타구는 없었다. 수비 실책을 이겨내지 못한 채 스스로 주저앉았다.

1~2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김광현은 4-0으로 앞선 3회초 대량 실점했다. 선두타자 주현상에게 안타를 맞은 김광현은 이용규를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권용관과 정근우에게 연거푸 유격수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유격수 김성현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첫 실점을 했다.

계속된 1사 1, 2루에서 최진행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을 끄지 못했다. 이어 1사 만루에서 김경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여전히 4-3 리드였지만, 이번에도 수비 실책이 나왔다. 제이크 폭스의 타구를 3루수 나주환이 제대로 잡지 못했다. 1사 만루 위기가 계속됐고, 김광현은 결국 폭투까지 던지면서 4-4 동점을 허용했다. 대타 김태균에게는 어이 없는 내야 안타를 맞고 역전을 헌납했다. 3회초에 내준 점수만 5점(4자책점)이었다.

그나마 6회 2사까지 버텨준 것이 위안거리였다.

덕분에 SK는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승부를 끌고 갔고, 9회말 이재원의 끝내기 적시타로 7-6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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