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구단은 "아직 결정된 게 아니고, 21일 수술 여부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수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류현진의 수술이 결정됐고 이를 구단 관계자에게 확인했다"고 전했다.
만에 하나 수술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다 해도 복귀에는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류현진은 지난 3월 18일 샌디에이고와 시범 경기 이후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재활에 들어간 이후 두 달이 지났다. 그러나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어깨에 칼을 대는 최후의 수단은 피하려 했지만 수술이 언급될 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MLB) 팬들은 올해는 류현진의 투구 모습을 지켜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하나, 28살 동갑내기 친구 강정호(피츠버그)와 맞대결 또한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지난 1월 강정호는 "류현진이 베테랑이니까 알아서 잘 해줄 것이고 세 번 중에 한 번은 (좋은 공을) 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류현진 역시 미국 진출을 앞둔 친구에게 "정호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MLB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관건은 강정호의 빅리그 적응 여부였다. 계약은 했으되 빅리그 로스터에 이탈하거나 출전하지 못한다면 대결이 성사될 수 없는 까닭이다.
다행히 강정호는 4월 짧은 적응기를 거쳐 5월 두각을 나타냈다. 20일 미네소타전에서도 5타수 3안타를 터뜨리는 등 타율 3할2푼을 기록 중이다. 지역 언론은 강정호에게 A등급을 줄 정도로 호평하고 있다.
당초 예상대로 류현진이 5월 말 복귀하면 둘의 맞대결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았다. 다저스와 피츠버그는 올해 두 차례 3연전이 예정돼 있다. 오는 8월 8~10일(PNC파크)와 9월 19~21일(다저스타디움)에서다.
사실 한국 선수끼리 대결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는다. 2013년 류현진과 추신수(33 · 텍사스)가 그랬다.
당시 신시내티에서 뛰던 추신수가 그해 7월 LA 원정을 왔을 때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과 대결을 주목했다. 다저스 구단은 '한국인의 날' 행사를 진행하며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강정호와 3년 만의 조우는 무산되게 됐다. 수술을 피한다 하더라도 사실상 올 시즌 내내 재활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이래저래 MLB 팬들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