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기업은 '미끼'…구직자 등친 취업소개소

중동 취업 거짓 실적으로 국고보조금도 타내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해외 취업을 미끼로 구직자들에게는 알선료를 챙기고, 정부 산하기관에선 국가보조금을 타낸 취업소개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기공 안모(44)씨는 지난 2011년 말 "호주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인터넷 광고를 보게 됐다.

호주 현지 유명 탄광 업체와 협력 관계라고 소개한 이 취업소개소에 상담받으러 찾아가보니, 사무실 벽면을 가득 채운 각종 해외 공사현장 사진들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해외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안씨는 네 차례에 걸쳐 모두 4400만 원을 이 직업소개소에 계약금과 진행비로 건넸다.

"1년 이내 취업"이라던 직업소개소 측은 그러나 "진행 중이니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고 거듭 말을 바꾸었고, 안씨가 거짓을 의심했을 땐 이미 77명의 또다른 피해자들도 나온 뒤였다.


경찰 조사결과, 이 업체가 지난 2011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챙긴 돈만 4억 8000여만 원.

경찰은 사기 혐의로 취업소개업체 회장 박모(5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업체 직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취업을 알선하겠다던 호주 현지 업체는 직접 공고를 통해 채용을 할 뿐 취업소개업체를 통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박씨 등은 또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해외취업을 알선해준 것처럼 가짜 서류를 꾸며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국가보조금 64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민간해외취업알선업체로 선정된 뒤 공단 측이 형식적 확인만 한다는 점을 노려 국내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맺은 것처럼 꾸미는 수법으로 보조금을 부당 수령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3년 넘는 범행기간 동안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형사고소를 하는 일부 피해자에게만,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피해금을 환불해줘 처벌이나 수사를 피해왔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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