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손을 거쳐 탄생한 신데렐라만 벌써 두 명. 이들은 숨어있던 원석을 발굴해, 보석으로 가공하는데 성공했다. 가히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불릴 만 하다.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는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로 연기력을 검증 받고, 본격적인 배우 활동에 돌입했다. 성인이 된 이후 대표작이 부족했던 배우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로 당당하게 날아올랐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연예계에서 스타제조기로 주목 받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8일, 걸스데이 혜리의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캐스팅 소식이 들려왔다. 캐스팅 라인업에 속한 배우들은 모두 '응사' 하숙집 멤버들처럼 주연을 맡게 될 예정이다.
전례와 다르지 않게, 파격적인 캐스팅이었다. 이번에도 제작진은 '연기돌'과 '비주류 배우'들에 초점을 맞췄다. 주연급 조연은 경험이 있지만 주인공 자리에 서본 적 없는 이들을 택한 것이다.
더욱이 혜리는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드라마에서 단 두 번의 연기 경력이 전부다. '응팔' 방송 만을 고대하고 있는 팬들은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두 작품에서 혜리가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정은지와 고아라와는 경우가 다르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정은지의 경우, '응칠' 이전에 연기력을 보여준 바 없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잘했고, 고아라는 이미 아역 시절부터 탄탄하게 연기력을 쌓아왔다는 것.
그런데 혜리는 바로 직전에 연기한 작품들에서 어색한 연기를 선보였고, 이것이 단기간에 발전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다.
제작진의 안목을 믿어보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정은지와 고아라 모두, 캐스팅 발표 당시에는 걱정과 우려를 샀지만 실제 드라마에서는 자신의 몫을 잘 해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혜리에게 어떤 캐릭터가 주어지느냐에 따라, 발전되고 변화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는 이들 역시 많다.
정은지와 고아라, 두 사람에게 '응답하라' 시리즈는 연기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다. 후발 주자로 나선 혜리가 한 사람의 여배우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