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앞바다서 3주간 난민 생활…쿠바인 38명 본국 송환

쿠바에서 미국으로 가려던 38명의 쿠바 이민자들이 양국의 갈등 속에 발이 묶여 수주 동안 바다에 머무르다 17일(현지시간) 겨우 본국으로 돌아갔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지난달 말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인근 해상에서 붙잡힌 쿠바 이민자 38명이 이날 쿠바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미국과 쿠바간에 체결된 본국송환 협정에 따라, 보통 해상에서 붙잡힌 이민자들은 즉각 자국으로 송환된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38명의 이민자들이 카리브해 연안국인 세인트 루시아의 관광비자를 갖고 적법하게 출국했기 때문에 송환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에 따라 이민자 38명은 미국과 쿠바 사이 해상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약 3주를 기다려야 했다.

미 당국은 17일 "쿠바 정부가 비록 1995년 협정 상의 본국송환 요건을 충족시키지는 않았지만, 38명의 이민자에 대한 본국 송환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미국 땅을 밟은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신속히 영주권을 제공하는 반면, 바다에서 붙잡힌 이민자들은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쿠바 정부는 이 같은 미국의 '우선권 제공 정책'이 오히려 쿠바에서 미국으로 가는 불법 이민을 장려하는 주요 요소"라면서 "합법적이고 안전한 이민 증진을 위해 양국이 기울이는 노력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과 쿠바는 50여년 만에 대사관 개설 협상을 벌이는 등 냉전 이후 오랫동안 단절됐던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이를 의회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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