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대전에 미치는 영향은?

원자력硏 중심으로 연구개발 본격화 관측… 반응 엇갈려

대전지역 원자력 시설에서 고장·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일부 허용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관련 연구가 대전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안전성 등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원자력 발전 후 남은 핵연료를 가리키는 사용후핵연료.

가공을 통해 다시 핵연료로 쓸 수 있지만 조금만 바꾸면 핵무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핵연료의 농축·재처리는 금지됐다.

그러나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는 연구개발을 일부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건식 재처리) 연구개발을 이미 과거부터 진행해왔지만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한 실험에는 제약이 따랐다.


학계에서는 원자력연구원의 사용후핵연료를 활용한 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우리 지역에 있는 원자력연구원에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관련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 그에 따라 핵폐기물과 저장비용 등을 줄일 수 있는 길도 트였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주민과 시민단체에서 흐르는 기류는 좀 다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팀장은 "사용후핵연료 안에는 고체와 기체 핵폐기물이 있는데, 사용후핵연료를 둘러싼 피복관을 자르는 순간부터 기체 핵폐기물은 밖으로 나오게 된다"며 "필터로 완전히 거를 수 없기 때문에 외부로 방출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양 팀장은 "기준치 이하 미량의 물질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라며 "월성원전 주변 주민들도 법적으로는 제한구역 밖에 거주하고 있지만 갑상선암과 재산권 행사 등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학계의 한 전문가는 "사용후핵연료가 대전에 모이는 과정에서의 안전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지금 대전에 있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경주 방폐장으로 이송하는 데도 안전대책이 중요하지 않느냐. 사용후핵연료는 고준위 폐기물"이라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주민들도 그동안 대전지역 원자력 시설에서 잇따른 고장·사고들과 그에 대한 사후 대응방식을 봤을 때,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조금 더 앞서는 듯한 분위기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있는 대전 유성구의 한 주민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대한 뉴스를 접했는데 안전성은 완벽한가.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은 없는 것이냐"며 걱정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대전지역 원자력 시설 안전 법적근거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대전에서 연구가 진행된다면 언제쯤 시작되는지, 연구에 쓰이는 사용후핵연료는 얼마나 되고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되는 건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주민들의 질문이 잇따랐다.

전문가들도 주민들을 고려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관련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원전 전문가 출신의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향후 운영단계에서 누설, 방사성 물질 유출, 안전사고 발생, 설비 붕괴 등 안전 위해요소가 발생했을 때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제반 절차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다음달 2일 열리는 원자력안전시민협의회에서 원자력연구원에 사용후핵연료 관련 연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듣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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