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사실상 첫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진행하고 있는 세계은행 산하 분쟁해결센터는 이번 주부터 증인 심문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미국에 입국했고 증인으로 채택된 당시 고위 관료와 금융인들이 이번주 중 잇따라 워싱턴DC에 도착할 것으로 전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론스타가 2012년 외환은행을 HSBC에 매각하려던 당시 금융당국 수장으로 대주주 적격성 논란과 강제 매각 명령 등의 과정을 총괄했다.
김 전 위원장은 도착 직후 "최선을 다해 심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소송 전망 등에 대해서는 "두고 보자"며 언급 자체를 피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워싱턴에 도착한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도 한국 정부의 승소 가능성이나 론스타와의 타협 여부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하는 입장에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우리 정부에 이롭지 않다"며 언급을 삼갔다.
다만 전 전 위원장은 "해외 투자자에 공정하고 적법하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전 전 위원장은 지난 2007년~2009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HSBC에 매각하려던 당시 금융당국 수장이었다.
이번 소송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관료와 금융인은 두 전직 금융위원장 이외에도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 김중회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권태신 전 국무조정실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정진규 외교부 심의관, 성대규 전 금융위 국장, 조규범 전 OECD 조세정책본부장, 황도관 국세청 세원정보 서기관을 포함해 모두 26명에 이른다.
이들은 심리 진행 상황에 따라 증인으로 출두해 증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분쟁해결센터는 지난 15일 첫 심리를 진행했다.
론스타는 이날 한국 정부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과 부당 과세로 46억79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반면 한국 정부는 매각 승인 지연과 과세 모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