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69위 정현은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ATP 르꼬끄 서울 오픈 챌린저(총상금 5만 달러) 남자 단식 결승에서 소에다 고(일본 · 세계 86위)에 1-2(6-3 3-6 3-6) 역전패를 안았다.
지난달 서배너, 지난주 부산오픈 챌린저 이후 3연속 우승이 무산됐다. 서배너 챌린저부터 이어온 14연승도 마감됐다.
정현은 전날 4강전에서 루옌순(65위 · 대만)을 눌렀다. 2010년 메이저 대회 윔블던 8강에 올랐던 강자를 꺾었지만 후유증이 적지 않았다. 2시간25분 동안 이어진 진땀승부로 체력이 고갈된 것.
이날 결승에서 정현은 2500여 명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일단 1세트를 따냈다. 4-3에서 수차례 이어진 듀스 접전 끝에 상대의 추격을 뿌리쳤다.
하지만 힘이 달렸다. 2세트부터 2012년 세계 랭킹 47위까지 올랐던 상대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말려 3-6으로 두 번째 세트를 내줬다.
마지막 3세트 정현은 전열을 정비해 2-1로 앞서갔다. 하지만 소에다의 경험과 체력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3-6으로 세트와 함께 경기를 내줬다.
경기 후 정현은 "어제 (준결승에서) 많이 뛴 것이 발목을 잡았다"면서 "몸이 지치니까 정신이 따라오지 않았다"고 자책했다. 이어 "결승에서 져서 아쉽지만 호주 론서스턴 챌린저 준우승 때보다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위안을 삼았다.
다가올 큰 대회를 바라봤다. 정현은 19일부터 예선을 치를 프랑스 오픈에 대해 "얼마나 경쟁력 있는지 그걸 알고 싶고 부딪쳐보고 싶다"면서 "올해 목표인 (그랜드슬램 대회) 1승을 달성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정현은 이후 다음 달 윔블던 본선에는 직행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