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난 15일 제안된 ‘초(超)계파 혁신기구’ 구성 문제를 논의 중이다.
만약 공천 개혁 등 당내 민감한 의제를 다룰 수 있도록 기구 구성이 원만히 논의된다면 내분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겠지만, 일각의 우려처럼 지도부의 구상이 ‘있으나 마나 한’ 성격의 기구에 그친다면 당내 분란은 걷잡을 수 없기 확전될 것으로 보인다.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했던 이종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혁신기구의 장을 누가 맡을지, 위원 구성은 어떻게 할지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당직 개편과 관련해선 양승조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자들의 거취 문제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무총장은 거취 문제를 지도부에 일임한 상태다.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오늘과 내일이 고비”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고위가 혁신 기구 구성에 대한 윤곽을 그려내 당내 계파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지가 일단 관건”이라며 “내일 있을 5·18 기념식에서 문 대표가 ‘통합’ 메시지와 함께 구체적인 혁신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봐야 한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비주류 측에선 여전히 문 대표의 구상을 미심쩍어 하는 반응과 함께 비관적인 전망을 제기했다. 비노(非盧·비노무현) 계파 한 수장의 관계자는 “초계파 혁신 기구 구상 자체가 급조된 것 아니냐”며 우려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미 문 대표의 의중은 지난 14일 ‘당원에게 보내는 글’에서 그 핵심이 드러난 것”이라며 “반발이 거세 새롭게 수습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급조된 아이디어에 구체적인 대안이 담겨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주류 측이 주류에게 제기한 ‘친노(親盧) 패권주의 청산’ 요구가 계파 간 내년 4월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싸움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는 말이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당 내홍 사태라는 파고를 넘기 위한 인적쇄신을 포함한 당직개편, 당 제도 개혁 등 쇄신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