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쇼크, 전문가들도 책임 불가피

백수오 광풍 편승한 쇼닥터·증권사 '재조명'…신뢰도 믿고 구매·투자 부추겨

백수오 자료사진
'가짜 백수오' 파동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일명 쇼닥터라 불리는 의사들과 투자정보를 제공한 증권사 등 전문가에게도 책임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백수오 광풍에 편승해 제품 구매와 주식 매입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 갱년기 공익 캠페인서 '백수오' 광고?…홈쇼핑엔 인지도↑ 한의사 출연·판매도

지난해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방송된 대한갱년기학회의 '갱년기 바로 알기 캠페인' 영상 캡처. 이 캠페인은 내츄럴엔도텍이 후원했다.
최근 가짜 백수오 파문을 겪으면서 한 공익 캠페인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이 캠페인은 한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도중, 음식을 남긴 것을 본 엄마가 심하게 짜증을 내고 딸과 남편이 그런 엄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대중에게 친숙한 대한갱년기학회 오한진 회장이 등장해 "갱년기는 엄마의 잘못이 아니다. 그런데 엄마의 갱년기는 가족 모두를 힘들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 회장은 "갱년기에는 식사 조절이나 운동 등도 도움이 되지만, 최근에는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같은 갱년기 현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개발되어 갱년기 대처가 쉬워졌다"며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에 대해 언급한다.

특히 화면으로도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라는 단어가 노출돼 이를 각인시킨다.

지난해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방송된 대한갱년기학회의 '갱년기 바로 알기 캠페인' 영상 캡처. 이 캠페인은 내츄럴엔도텍이 후원했다.
이 공익 캠페인 당시 홈쇼핑 등에서는 백수오 관련 건강기능식품이 판매하고 있었고, 대부분은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공급받아 생산한 제품이었다.

실제 내츄럴엔도텍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 캠페인은 지난해 5월부터 공중파 방송과 종편 채널을 통해 저녁 시간대 방송됐다.

당시 '광고성 캠페인'이라는 논란이 일자 내츄럴엔도텍 측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캠페인을 진행했고 갱년기 인식 전환에 기여해 여성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후원했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캠페인은 건강기능식품협회 광고심의 권고를 따랐으며,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도 광고심의를 받은 범위 안에서 관련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 공익 캠페인 뒤 내츄럴엔도텍의 매출은 25.4% 급등했다. 광고 이후 한 일간지는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오른 것은 공익캠페인 덕분"이라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또 한 홈쇼핑은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공급받아 제조한 백수오 제품을 판매하면서, 유명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공동 개발했다고 홍보했다.

심지어 이 전문의는 직접 홈쇼핑에 출연해 제품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홈쇼핑 업체는 백수오 열풍의 진원지로 통한다. 한창 백수오 제품이 날개 돋힌 듯 팔릴 당시, 인지도와 신뢰도를 가진 일부 의사들이 홈쇼핑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제품 판매에 동참했다. 일명 쇼닥터, 닥터테이너라고 불리는 의사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증권사, 내츄럴엔도텍 '가짜 백수오' 장밋빛 전망 일색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던 증권사들도 백수오 쇼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이번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증권사들이 발표한 내츄럴엔도텍 분석 보고서는 모두 44건.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낸 곳은 찾기 힘들다.

백수오 사태가 터지기 불과 보름전, K증권은 "내츄럴엔도텍이 올해 국내 유통채널 다각화 등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3만 6000원에서 9만 9000원으로 올렸다.

또다른 K증권도 비슷한 시기에 "해외영토 확장으로 고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6만1000원에서 10만원으로 높였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세계를 향한 위대한 한 걸음", "백수오의 시장 팽창 가능성을 믿어보자", "해외 진출까지 고려할 때 성장성 확보가 분명하다"며 투자를 부추긴 건 마찬가지다.

화난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피해가 얼마나 보상받을지는 불투명하기만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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