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라탄’ 박은선 “월드컵? 사실 별것 없어요”

2003년 미국 대회 당시 17세 막내로 출전, 12년 만에 재출전

2003년 미국 대회 당시 17세 어린 나이에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 출전했던 박은선은 12년 만에 다시 출전하는 월드컵에서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나이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됐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월드컵이요? 사실 별것 없어요.”

다음 달 캐나다에서 개막하는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은 박은선(로시얀카)에게 두 번째 출전하는 ‘세계 최고의 무대’다. 12년 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 17세 막내로 언니들과 함께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당시 성적은 조별예선 3전 전패. 브라질과 1차전 0-3 패배를 시작으로 프랑스에 0-1로 연패를 당했다. 마지막 노르웨이를 상대로 1-7 대패를 당했다.


그렇게 ‘세계의 높은 벽’을 절절하게 느꼈던 한국 여자축구는 12년 만에 다시 한 번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이번에도 박은선의 이름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12년 전 대표팀의 막내였던 박은선이지만 이제는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베테랑 공격수가 되어 ‘세계의 높은 벽’에 도전하게 됐다.

15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박은선은 “주변에서 후배들에게 월드컵 경험을 많이 이야기해주라는데 사실 별것 없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긴장만 안 하고 외국 선수들에게 주눅이 들지 않으면 된다”면서 “나는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축구 선수 가운데 독보적인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박은선은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는 경험을 살려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매 경기 1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목표로 한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월드컵이 막연한 생각처럼 대단한 대회가 아니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 박은선이지만 정작 12년 전 자신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박은선은 “언니들은 죽기 살기로 뛰는데 나는 바짝 얼어서 구경만 하다 왔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월드컵도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은선이 12년 전 자신과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후배들이 다를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했던 17세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해야 했던 자신과 달리 2010년 20세 이하 월드컵 3위,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등 FIFA 주관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경험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여민지(대전스포츠토토) 등 쟁쟁한 후배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양쪽 발목의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국 여자축구 선수 가운데 독보적인 체격 조건 덕에 큰 기대를 한몸에 받는 ‘박라탄’ 박은선은 “여자 대표팀이 잘해야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목표인 첫 승을 하고 나면 제대로 분위기 타서 좋은 성적까지 쭉쭉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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