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인사들은 ‘미수에 그친 입장’이었음을 감안해 직접 공격은 피하면서도 “패권주의 청산을 지분요구로 곡해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당 혁신’을 명분으로 부딪혔던 친노(親盧·친노무현), 비노(非盧·비노무현) 간 내홍 기류가 내년 총선을 겨냥한 때 이른 공천권 다툼으로 표면화되고 있다.
◇주류, “문 대표 발언의 취지는 자신부터 기득권 내려놓겠다는 것”
친노 성향의 한 의원은 1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공천권을 다 내려놓겠다고 한 것 아니냐”고 문 대표의 의중을 해석했다.
문 대표는 ‘당원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기득권을 저를 포함해 모두가 내려놓아야 한다”며 “당 대표 자의로 공천권을 행사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구절에 친노 패권에 의한 ‘사천(私薦)’은 결코 없을 것이란 뜻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 같이 내려놓자고 한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표의 의중에 대해 “자기만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당내 누구도 계파 나눠먹기로 읽히면 당이 공멸한다는 것”이라며 “자의적 공천을 않는 대신 계파 나눠먹기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요구도 하지 말아달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비주류의 측은 강한 혁신 요구에 내년 4월 총선 공천권을 겨냥한 ‘자기 계파 챙기기’ 의도가 깔려있음을 전제하고 있는 발언이다.
◇비주류 측 강력 반발...“친노 수장으로 남고 싶은 것 같다”
문 대표에게 ‘결단’을 촉구했던 김한길 의원은 “할 말이 없다”는 공식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측근을 통해선 노골적인 반감이 전해졌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문 대표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겠다고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이 “오로지 친노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야권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밝혔었는데 문 대표가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의 계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문 대표를 겨냥해 “그 사람 안 되겠다”고 비난한 뒤 “당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겠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박지원 의원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문 대표의 발표, 발송되지도 않은 메시지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 총선 공천 혹은 지분 운운은 사실도 아니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기에 앞으로도 거론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른 비주류 의원도 “패권주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공천권 다툼으로 곡해되고 있다”며 “우리가 제기했던 것은 지분을 나눠달라는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문 대표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상황인식이 너무 다르다”며 “자기는 옳고 우리는 다 이상하다는 식이어서 소통자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